한국 기업의 글로벌 1등 상품이 지난해와 같이 7개를 유지해 4개 분야에서 1위 자리를 빼앗긴 일본과 공동 3위가 됐다. 중국 정보기술(IT) 기업의 무서운 추격으로 한국 기업의 랭킹 유지가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국 '세계 1위 제품' 7개로 3위…일본과 같아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3일 발표한 ‘2019년 주요 상품·서비스 점유율 조사’에서 한국은 스마트폰, D램, OLED(유기발광다이오드)패널, 낸드플래시 반도체, 초박형TV(이상 삼성전자), 대형 액정패널(LG디스플레이), 조선(현대중공업) 등 7개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2016년 이후 4년 연속 7개 분야에서 ‘글로벌 1등’을 유지했다. 일본은 CMOS(상보성금속산화막반도체) 이미지센서(소니), 전기이륜차(혼다), 디지털카메라(캐논) 등 7개 분야에서 1위에 올랐지만 중소형 액정패널(중국 BOE), 리튬이온전지용 절연체(중국 상하이에너지), 충전용 대형터빈(미국 GE), 가상현실(VR) 헤드셋(미국 페이스북) 등 4개 부문의 수위 자리를 뺏겼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006년부터 주요 상품과 서비스 점유율을 조사한 이후 한국의 1등 상품 숫자가 일본과 같아진 건 처음이다.

2012년까지만 해도 한국보다 1등 상품이 적었던 중국은 휴대폰 통신기지국(화웨이), 개인용컴퓨터(레노버), 감시카메라(하이크비전) 등 12개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처음으로 일본을 제치고 종합 2위에 올랐다. 미국은 기업 인수합병(골드만삭스), 클라우드 서비스(마이크로소프트), 서버(델테크놀로지) 등 25개 부문의 1위를 차지해 압도적인 세계 1위를 유지했다.

한국의 세계 1등 분야 7개 중 5개가 삼성전자 제품이었다. 삼성전자는 태블릿 단말기, 스마트워치, CMOS 센서에서 2위, 냉장고 4위, 세탁기와 휴대폰 통신기지국에서 5위에 올라 총 74개 분야 가운데 11개에서 5위권 이내에 진입했다. D램(삼성전자, SK하이닉스)과 OLED 패널(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초박형TV(삼성전자, LG전자), 조선(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4개 분야는 한국 기업이 전세계 1, 2위를 석권했다. 세계 시장 5위권 내에서도 한국 기업의 선전이 이어졌다. LG화학은 편광판 2위,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액정패널 4위, LG전자는 세탁기 4위, 가정용 에어컨 5위였다. 현대자동차와 포스코, 농심도 해당 분야에서 5위를 유지했다.

중국의 거센 추격으로 내년에도 1등 제품의 숫자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중국 화웨이가 지난 2분기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대형 액정패널도 LG디스플레이(24.0%)와 중국 BOE(20.7%)의 격차가 지난해 9%포인트에서 3.3%포인트까지 좁혀졌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