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석유기업들이 석유 대신 바이오디젤과 핵융합에너지 등 대체에너지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원유 수요가 한동안 저조할 전망인 데다 각국이 저탄소를 강조하며 환경 규제를 강화하자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시도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정유사 필립스66는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로데오 정유공장을 바이오디젤 생산 공장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새 공장은 8억달러(약 9470억원)를 들여 2024년 완공한다. 식용유나 동물성 지방 등을 원료로 연간 바이오디젤 6억갤런가량을 생산하는 게 목표다. 세계 바이오디젤공장 가운데 최대 규모다.

최근 미국에선 정유공장이 바이오디젤 시설로 바뀌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주엔 오하이오주를 기반으로 하는 석유기업 마라톤페트롤리엄이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하루 평균 16만 배럴 규모 정유공장을 바이오디젤공장으로 바꾸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텍사스주 석유기업 홀리프런티어는 지난 6월 와이오밍에 있는 한 정유공장을 폐쇄하고 이를 2022년까지 바이오디젤 생산기지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석유 제품 수요가 크게 꺾이고 정유 마진은 줄어든 반면 재생에너지 시장은 커지고 있어서다. 미국은 2030년까지 운송연료 생산단계 탄소배출량을 2010년 대비 20% 감축하는 게 목표다. WSJ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디젤 소비량은 향후 10년간 두 배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캘리포니아주 등은 바이오디젤 생산 보조금도 지급한다.

이날 글로벌 석유 대기업 세 곳은 핵융합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공동 투자에 나섰다. 미국 셰브런, 이탈리아 에니(ENI),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기업 에퀴노르는 공동으로 핵융합기술 스타트업인 잽에너지에 총 650만달러(약 77억원)를 투자했다고 발표했다. 핵융합 발전은 수소 등 가벼운 원자핵이 융합해 무거운 헬륨 원자핵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방출되는 에너지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