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당국 수장 "세계 일류기업 만들 것"
중국, 서방 비판에도 국유기업 글로벌 챔피언 만들기 특명
중국이 거대 국유기업들을 글로벌 챔피언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특명을 내렸다.

1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MCP)에 따르면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당서기 겸 주임인 하오펑은 전날 관영 신화통신 인터뷰에서 국유기업이 규모가 더 작은 다른 기업들과 협력해 중국이 선두에 선 분야에서 공급망을 구축하고 산업 클러스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통해 "세계 일류 기업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 국가 주석은 지난달 말 기업 리더들과 만남에서 중국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을 국유기업이 이끌어 달라고 말한 바 있다.

중국이 2018년 미중 무역전쟁 시작 후 '중국제조 2025'를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이 계획의 정신은 여전하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제조 2025'는 2025년까지 10개 첨단기술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계획이다.

이번주 발표된 포춘 글로벌 500 기업에 포함된 중국 기업은 홍콩을 포함해 124개로 미국(121개)을 처음으로 제쳤다.

이름을 올린 중국 기업 가운데 국유기업이 절반 넘는데 석유화학 업체 시노펙, 국가전력망공사(스테이트그리드)와 중국석유천연가스(CNPC) 등 3개가 상위 5위 안에 들었다.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가 직접 감독하는 중앙정부 소유 97개 국유기업의 자산은 2018년말 기준 80조위안(약1경3천645조원)이 넘는다.

중국 국유기업의 새로운 임무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는 불확실하다.

중국과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 홍콩·대만 문제 등을 놓고 미국과 전방위로 충돌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국유기업 강화로 '자립 경제'를 모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국유기업이 효율성이 낮아도 민간기업보다 특혜를 부여해 비판을 받았었다.

빚과 정부 지원으로 연명하는 '좀비기업' 문제는 큰 과제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중국이 국유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의 특혜를 중단해 중국에서 사업하는 외국기업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중국은 지난달 국유기업의 역할을 강화하는 3개년 계획을 통과시켰다.

이는 중국 공산당이 단시일 안에는 국유기업에 대한 지원을 거둘 계획이 없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SCMP는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