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안 끝낸 채 "내 딸도 접종"
첫 인공위성 이름 따 '스푸트니크'
WHO "안전·효능 평가 필요"
"러, 코로나 백신 세계 첫 등록" 푸틴, 트럼프 보란 듯 큰소리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공식 등록했다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11일 발표했다. 하지만 대규모 임상3상도 거치지 않고 ‘성급하게’ 나온 이 백신이 과연 안전할지 여부는 물음표라는 평가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정부 관료들과의 원격 회의에서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이 (러시아에서) 등록됐다”며 “이 백신은 효과가 있고, 필요한 모든 검증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그는 두 딸 중 한 명이 이 백신의 임상시험에 참여해 접종을 마쳤으며, 접종 후 열이 오르기도 했으나 현재는 건강하다고 설명했다. 백신의 이름은 1957년 옛 소련이 인류 최초로 쏘아올린 인공위성의 이름을 딴 ‘스푸트니크 V’다. 러시아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을 과거 냉전시대에 미국과 옛 소련이 벌였던 우주 전쟁에 비유하기도 했다. 러시아 정부의 공식 등록을 마친 이 백신은 곧 대량 생산에 들어가 이르면 이달부터 의료진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할 전망이다.

이 백신은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센터가 개발했다. 러시아 국부펀드가 자금을 댔다. 이 백신은 지난달 중순 1차 임상시험을 종료했다. 곧 3차 임상시험에 들어가고 이르면 일반인에게도 올해부터 접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3차 임상시험도 들어가지 않은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러시아의 계획에 안전성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부작용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접종을 강행할 경우 여러 문제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해당 백신의 사전 자격 심사 절차를 러시아 정부와 논의 중이다. WHO는 백신의 안전성 및 효능을 검토,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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