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해역에 지질 조사선 투입…2주간 조사 발표
그리스 "평화·안보 해치는 불법행위 중단" 촉구

터키, 동지중해 천연가스 시추 재개…그리스 반발
터키가 그리스 해역에서 천연가스 시추를 재개하기로 하자 그리스가 반발하고 나섰다.

터키 해군은 10일(현지시간) 지질 조사선 '오루츠 레이스'가 지중해 동부에서 2주간 지질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해군에 따르면 오루츠 레이스는 이날부터 23일까지 터키 안탈리아 남부 해역과 키프로스섬 서쪽 해역에서 조사 작업을 할 예정이다.

파티흐 된메즈 터키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오루츠 레이스는 이미 안탈리아에서 출항해 조사 해역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지질 조사는 천연가스 탐사·시추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오루츠 레이스의 작업 해역은 키프로스공화국(키프로스)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은 물론 그리스의 EEZ에도 포함된다.

앞서 터키는 지난 달 중순 오루츠 레이스와 지원선 2척을 그리스의 로도스·카파토스·카스텔로리조 섬 남쪽 해역에 투입해 이달 2일까지 천연가스 탐사 및 시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가 이를 중단한 바 있다.

터키는 그리스와 대화에 나설 뜻을 밝혔으나, 지난 6일 그리스와 이집트가 양국 간 EEZ 협정을 체결하자 시추 재개에 나섰다.

그리스와 이집트가 체결한 EEZ는 지난해 11월 터키와 리비아통합정부(GNA)가 합의한 양국 간 EEZ와 겹친다.

터키, 동지중해 천연가스 시추 재개…그리스 반발
세계적으로 유명한 앙숙인 터키와 그리스는 EEZ 문제로 수십 년째 갈등을 빚고 있다.

터키와 그리스는 1923년 로잔 조약에 따라 이스탄불 인근 동트라키아 지역은 터키의 영토로, 터키와 그리스 사이 바다인 에게해(海)의 섬 대부분은 그리스 영토로 하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터키에서 맨눈으로 확인 가능한 섬까지 그리스 영토가 되면서 양국은 EEZ를 놓고 갈등을 빚게 됐다.

그리스는 자국의 영토인 에게해의 섬을 포함해 EEZ를 선포한 반면, 터키는 에게해의 섬을 무시한 채 자국의 본토와 연결된 대륙붕까지를 EEZ에 포함했다.

터키가 천연가스 탐사·시추를 재개하자 그리스는 이날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 주재로 긴급안보회의를 개최했다.

긴급회의 후 그리스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터키는 즉시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해치는 불법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그리스는 어떤 협박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주권을 수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