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고용 회복세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잦아들지 않으면서 기존 실직자들의 복직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민간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무디스애널리틱스와 공동으로 낸 보고서에서 7월 민간부문 고용이 약 16만7000건 늘었다고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ADP 고용보고서는 정부 부문을 제외한 민간 일자리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미 노동부의 공식 고용지표를 가늠하는 수치로 통한다.

이번 고용회복치는 다우존스 예상치인 100만건을 크게 밑돈다. 지난달 민간부문 고용 증가치인 431만4000건에 비하면 3.8% 수준에 불과하다. 아후 이일드리마즈 ADP 공동대표는 "7월 한 달간 노동시장 회복세가 둔화됐다"며 "사업체 규모와 부문을 막론하고 전반적으로 회복이 느린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ADP에 따르면 고용인원이 500명 넘는 대기업에선 고용이 12만9000건 증가했다. 그러나 고용인원 50~499명인 사업체에선 고용이 2만5000건 감소했다. 규모 50인 미만 사업체에선 고용 증가가 6만3000건에 그쳤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부문의 고용이 1만건 늘었다. 건설은 8000명 늘었다. 지난달 제조업 고용 증가가 수십만건이었던 것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이번에 증가한 일자리는 대부분 서비스업에서 나왔다. 전문직과 비즈니스 서비스가 5만8000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교육·보건서비스는 4만6000건 늘었다. 무역·교통·공공부문은 총 4만1000건 증가했다. 코로나19 직격타를 입었던 식당 등 접대업 부문은 3만8000여건 늘었다. 반면 금융활동 고용은 1만8000건, 정보서비스 고용은 3000건 줄었다.

ADP는 지난 6월 민간부분 고용은 기존 추정치인 240만건 증가에서 431만여건 증가한 것으로 수정했다. CNBC는 "6월 민간부문 고용 증가가 기존보다 높아진 것은 그나마 긍정적이지만, 미국이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봉쇄조치를 시작한 지난 3~4월 일자리 손실을 상쇄하기엔 여전히 턱없이 낮은 수치"라고 지적했다.

미국에선 지난 5월 경제 재개방 이후 민간고용이 334만건 증가하는 등 고용시장이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는 낙관적 기대가 한때 퍼졌다. 그러나 최근 고용 증가는 시장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서부와 남부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각 주가 재개방 조치를 번복하는 등 경제 재개 속도를 조절하고 있어서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