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지도자 12명 중 8위…1∼3위는 주룽지·차이잉원·원자바오
홍콩서 '인기 바닥'…주룽지·차이잉원·리커창에 밀린 시진핑
현대 중국에서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이후 가장 강력한 권력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특별행정구인 홍콩 시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낮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4일 홍콩민의연구소가 발표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정치 인물 평가 순위' 발표에 따르면 12명의 전·현직 중화권 지도자 중 시 주석은 8위에 그쳤다.

1위는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였고, 2위는 시 주석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차이잉원(蔡英文) 현 대만 총통이었다.

이어 3∼7위는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 마잉주(馬英九) 전 대만 총통이 각각 차지했다.

12위에 오른 홍콩 업무 총책임자 한정(韓正) 현 부총리를 제외하면 시 주석은 중국 본토의 전·현직 지도자 중 가장 인기가 낮았다.

중젠화(鍾劍華) 홍콩민의연구소 부총재는 "순위권에 든 중국 지도자 중 현역은 시진핑, 리커창, 한정 뿐이었다"며 "이는 홍콩 민중이 옛 지도자들을 그리워하고 상대적으로 현 지도자들에게 불만이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 부총재는 "홍콩 시민들은 최근 1년간 홍콩보안법 시행 등과 관련한 사건들이 베이징의 의지와 관련이 되어 있다고 여긴다"며 "이것이 정치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져 이번 평가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광둥어를 쓰는 홍콩 시민들을 상대로 유선·휴대전화 여론조사 방식으로 지난달 진행됐다.

7월 20∼21일에는 시민 514명을 상대로 선호하는 전·현직 양안 지도자들을 최대 10명까지 추천하도록 해 12명의 후보군을 추려냈다.

이후 22∼24일 510명을 대상으로 다시 12명의 최종 후보 인물들을 상대로 선호도를 조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