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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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커피콩 시장의 양대산맥인 아라비카와 로부스타의 가격(선물 기준)이 엇갈리고 있다. 카페를 비롯한 음식점에서 주로 쓰이는 아라비카는 고전한 반면, 가정용 제품에 주로 활용되는 로부스타는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그러나 로부스타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곧 올 전망이다. 세계 최대 커피콩 생산국인 브라질에서 올해 사상 최대 풍작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아라비카 연계 선물 가격은 올 들어 최대 26% 이상 하락했다. 최근 들어 아라비카 선물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긴 하지만 지난 3일 기준으로 여전히 지난해 말 대비 9% 이상 하락한 상태다. 아라비카는 주로 카페, 식당 등에서 쓰인다.

반면 냉동건조커피 등에 쓰이는 로부스타 선물 가격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로부스타 선물은 지난 4월에는 지난해 말 대비 20% 가량 하락했다가, 최근에는 지난해 말 수준까지 가격을 회복했다. 지난 3일 가격은 지난해 말 대비 0.5% 하락한 수준이다.

아라비카와 로부스타의 엇갈린 처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카페와 음식점들이 문을 닫으면서 아라비카 수요가 줄어들었고, 그 여파가 고스란히 아라비카 선물 가격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반면 ‘가정용’ 로부스타는 상대적으로 수요를 방어할 수 있었다는 추정이 나온다. WSJ는 올해 가장 투자 수익률이 부진했던 원자재로 원유와 함께 커피콩을 꼽았다.

하지만 아라비카 선물 투자자에게는 더욱 혹독한 시기가 곧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로부스타 선물 역시 대안이 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브라질 때문이다. 올해 브라질의 예상 커피콩 생산량은 6800만백(bag)인데 이는 브라질 역사상 최대 규모다. 브라질은 일찌감치 커피농장을 자동화했기 때문에, 노동력에 의존하는 콜롬비아나 코스타리카보다 커피콩 수확에 있어 코로나19 타격이 적다. 브라질은 아라비카를 올해 4780만백, 로부스타를 2010만백 수확할 전망이다.

커피콩 투자에서 더 큰 고민거리는 앞으로 전세계의 커피 소비 습관이 어떻게 변할지 종잡을 수 없다는 점이다. 미국 농무부는 올 9월까지 1년 동안 커피 소비량이 2011년 이후 거의 10년만에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농무부는 내년 커피 소비량도 올해보다 1.5% 가량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커피 소비와 관련한 정확한 통계가 일부 국가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도 예측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분석가들도 재택근무가 늘어날 경우 가정에서 커피 소비 증가가 음식점에서의 소비 감소를 상쇄할 수 있을지 여부에 뾰족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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