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흑인 인권연대'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 촉구

미주기구(OAS) 산하 미주인권위원회(IACHR)가 브라질에서 경찰에 의한 폭력이 증가하고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인종차별적인 행위가 늘고 있다고 비난했다.

3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미주인권위는 전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브라질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올해 들어 경찰 폭력이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이는 데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미주기구, 브라질 경찰폭력 비난…"코로나19로 인종차별 심화"
미주인권위는 브라질 정부에 "아프리카 혈통과 빈곤·극빈층에 대한 제도적 폭력의 원인인 인종차별을 근절하는 데 초점을 맞춰 공공치안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경찰의 인종차별적 행위에 대한 공정한 조사와 처벌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브라질의 흑인 인권단체들은 아프리카계 흑인과 혼혈에 대한 경찰 폭력이 급증하고 있다며 최근 두 차례에 걸쳐 미주인권위에 고발했다.

150여개 흑인 인권단체들로 이루어진 '흑인 인권연대'는 지난달 30일 아프리카계에 대한 차별과 살상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탄핵 요구서를 하원의장에게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미주기구, 브라질 경찰폭력 비난…"코로나19로 인종차별 심화"
브라질의 비정부기구(NGO)인 브라질공공안전포럼(FBSP)의 자료를 기준으로 지난 1∼4월 상파울루주에서 발생한 경찰 폭력에 의한 사망자는 38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1% 증가했다.

또 리우데자네이루주 정부 산하 공공안전연구소(ISP)의 자료에서는 지난 1∼4월 리우데자네이루주의 경찰 폭력 사망자가 612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9%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격리가 강화된 4월에는 경찰 폭력에 의한 사망자가 상파울루주는 53%, 리우데자네이루주는 43%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FBSP는 "격리 방침을 어기는 주민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경찰 폭력에 의한 사망자 10명 가운데 7∼8명이 흑인이나 흑인 혼혈이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