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악화 우려…6주분 비축해달라"…다른 수입경로 확보도 조언
또다른 불확실성…영국, 전환기간 종료 앞두고 의약품 비축 권고
영국 정부가 연말 브렉시트(Brexit) 전환(이행)기간 종료를 앞두고 제약업계에 의약품 비축을 권고했다.

영국과 유럽연합(EU)이 미래관계 협상에 합의하지 못하면 이른바 '노 딜'(no deal) 브렉시트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미리 대비해달라는 것이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 1월 31일 브렉시트를 앞두고도 의료장비 등 핵심 제품에 대한 비축을 진행한 바 있다.

4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영국 보건부는 전날 기업들에 보낸 서한에서 12월 31일 종료되는 전환기간과 관련해 기업이 준비해야 할 사항과 새로운 통관시스템 도입 등에 관해 안내했다.

스티브 올드필드 보건부 최고교역책임자(chief commercial officer)는 "글로벌 공급망이 중대한 압박을 받고 있으며,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더 악화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업들이 컨틴전시 플랜의 핵심 부분에 대한 비축에 나서기를 권고한다"면서 "가능하다면 영국 땅에 6주 분량의 재고를 비축해 달라"고 당부했다.

서한은 또 전환기간 종료 후 도버항과 같은 주요 항구에서 대규모 혼란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의약품 제공업체들이 미리 다른 수입 경로를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국은 이미 지난 1월 31일 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를 단행했다.

다만 양측은 EU 탈퇴협정에서 브렉시트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올해 말까지 전환기간을 설정했다.

전환기간에 영국은 현재처럼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 잔류에 따른 혜택을 계속 누릴 수 있다.

주민 이동도 현재처럼 자유롭게 유지된다.

이같은 전환기간에 양측은 기존에 합의한 '미래관계 정치선언'을 기반으로 무역협정을 포함해 안보, 외교정책, 교통 등을 망라하는 미래관계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만약 양측이 전환기간이 끝나는 연말까지 미래관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양측은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적용받게 된다.

이미 브렉시트를 단행한 상황인 만큼 엄밀히 말하면 영국이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EU를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는 아니지만, 사실상 '노 딜' 브렉시트와 다름없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