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에서 파산 보호를 신청한 소매판매 업체 수가 최근 10년 새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파산 위기에 내몰린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 CNBC는 3일(현지시간) 시장분석업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를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올 들어 미국에서 접수된 유통업체 파산보호 신청은 43건으로 조사됐다. 올해를 5개월가량 남겨둔 가운데 조만간 이전 최대 기록인 48건(2010년)을 넘어설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에는 441개 유통업체가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올 들어 파산보호를 신청한 대표 기업으로는 백화점 체인인 로드앤드테일러·니만 마커스·JC페니 등이 있다. 의류 관련 업체로는 브룩스브라더스·르토트·아세나리테일그룹·럭키브랜드· 트루릴리전 등이 있다. 이밖에 가정용품 판매업체 피어1임포츠, 스포츠용품 업체 모델스, 건강보조제 판매업체 GNC 등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들 대부분은 전자상거래 시장에 밀려 코로나19 이전부터 경영난을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소매 컨설턴트인 얀 크니펜은 "코로나19은 그저 이들 기업들의 파산보호 신청 시점을 앞당겼을뿐"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이들 업체는 미국 전역에 있는 매장의 문을 닫아야 했다. 집에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쇼핑 수요가 확 줄었다.

앞으로 더 많은 파산 보호신청이 쏟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여성 의류업체 J.JILL·치코스·프란체스카 등이 파산 위기에 놓인 업체들로 거론된다. 크니펜은 "파산보호 신청을 한 기업들은 대부분 부채 규모가 크고 쇼핑몰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고 진단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