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대형 M&A 활발

세븐일레븐, 美 편의점 업체
스피드웨이 25조원에 사들여
우버도 음식배달 경쟁사 품어
글로벌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헬스케어, 음식배달 등 성장 산업에 과감한 베팅을 하고 있다. 대형 인수합병(M&A)에 나서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동시에 떠오르는 경쟁자들의 진입을 미리 차단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3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독일 지멘스의 헬스케어 부문 자회사인 ‘지멘스 헬시니어스’는 암 치료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미국 의료장비 업체 베리언메디컬시스템스를 164억달러(약 19조6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지멘스 헬시니어스는 2018년 지멘스로부터 분사했다. 시가총액은 436억유로(약 61조3000억원)에 이른다.

베리언은 암 치료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회사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업체로, 시가총액은 130억달러 규모다. 방사선 종양학 분야의 리더로, 암 치료 데이터 분석 등을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하고 있다. 베리언과 지멘스 헬시니어스는 2012년부터 암 치료 분야에서 협력해왔다.

지멘스 헬시니어스는 앞으로 방사선 암 치료 시장이 대폭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기구인 국제암연구소(IARC)에 따르면 세계 암 환자는 2010년 1400만 명에서 2030년 2500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연 200억달러 규모의 방사선 치료 시장은 매년 6~1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른트 몬타그 지멘스 헬시니어스 최고경영자(CEO)는 “베리언과의 협업으로 개인화되고 정확한 암 치료법을 더욱 빨리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주목받고 있는 글로벌 음식배달 시장에서도 M&A가 잇따르고 있다. 유럽 최대 음식배달 업체 ‘저스트이트 테이크어웨이닷컴’은 지난 6월 미국 2위 업체인 그럽허브를 73억달러에 인수했다. 또 우버이츠를 운영하는 우버는 지난달 미국 음식배달 회사 포스트메이츠를 26억5000만달러에 사들였다.

글로벌 편의점 체인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일본 대형 유통회사 세븐앤드아이(7&i)홀딩스는 이날 미국 정유사 마라톤페트롤리엄 산하 편의점 체인 스피드웨이를 2조2000억엔(약 24조8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대 규모의 M&A”라고 전했다.

세븐일레븐은 미국에서 약 9000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1위 업체다. 약 4000개의 점포를 보유한 3위 스피드웨이를 인수함에 따라 2위 업체 알리멘타시옹 쿠시타르(약 8000개)와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 알리멘타시옹 쿠시타르는 캐나다 퀘벡에 본사를 둔 회사로, 미국에서 ‘서클K’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세븐일레븐은 소비자의 구매 방식이 변하는 것에 주목해 미국 시장에 과감하게 투자했다. 미국은 한국이나 일본처럼 집집마다 상품을 배달하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지 않아 집에서 온라인 쇼핑으로 구매한 상품을 주변 편의점에서 찾아가는 방식이 확산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편의점의 가치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도쿄=정영효 특파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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