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날개 애플 1.8조달러
석유 부진에 아람코 1.7조달러
정보기술(IT)이 ‘오일 파워’를 눌렀다. 미국 IT기업 애플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를 제치고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에 올랐다.

애플 '시총 세계 1위' 등극…아람코 밀어냈다

지난달 31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일 대비 10.47% 급등한 425.0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에 따라 애플 시가총액은 1조8400억달러(약 2191조4400억원)를 기록했다. 2일 사우디 타다울증시에서 아람코 주식은 전날과 같은 33리얄에 거래돼 시가총액이 1조7600억달러(약 2096조1600억원)에 그쳤다.

두 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희비가 갈렸다. 작년 12월 중순 아람코 상장 당시만 해도 아람코 시가총액 규모가 애플을 약 7000억달러(약 833조7000억원) 앞섰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각국의 봉쇄 조치로 인해 재택근무 등 ‘집콕’이 늘면서 애플의 모바일 기기·서비스 수요가 급증했다. 반면 공장과 각종 영업장이 문을 닫고, 교통 수요도 줄면서 아람코의 원유·석유제품 판매는 크게 줄었다.

애플은 실적 호전에 힘입어 올 들어 주가가 45% 급등했다. 올 2분기 애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늘었다. 맥북, 아이패드, 애플워치를 비롯한 기기 매출과 앱스토어와 애플TV+ 등 서비스 매출이 고르게 증가했다. 여기다 지난달 31일엔 4 대 1 주식분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더 올랐다. 이날 하루 불어난 시총만 해도 1720억달러에 달한다. 글로벌 IT기업 오라클 전체 시가총액에 맞먹는 규모다.

반면 아람코는 실적이 악화일로다.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 줄었다. 지난 3월 중순 이후 본격화된 유가 폭락 영향으로 2분기 실적은 더 나빴을 것으로 추정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아람코의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급감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람코 주가는 작년 12월 12일 기업공개(IPO) 당시 종가(33.45리얄)를 밑돌고 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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