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요 절벽’에 시달린 글로벌 항공사들이 여행객 모시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걷잡을 수 없이 곤두박질쳤던 여객 수요는 바닥을 찍고 조금씩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 감염 땐 치료비 제공"…항공사, 고객 모시기 안간힘
27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세계 여객 수요를 나타내는 지표인 유상여객킬로미터(RPK·유상 여객 수에 운항 거리를 곱한 것)는 지난 4월 최저점을 기록한 뒤 5월 들어 반등했다. 아직 6월 통계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항공업계는 여객 수가 좀 더 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관광 수요가 많은 유럽 지역의 국경 봉쇄조치가 완화된 데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어서다.

항공사들은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덜어줄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마련하고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루프트한자는 바이오기업 센토진과 함께 ‘신속 코로나19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39유로(약 19만5000원)를 내면 3시간 내에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알 수 있다.

캐세이퍼시픽은 이달 31일까지 발권하는 모든 항공권에 대해 1년간 수수료 없이 무제한 스케줄을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에미레이트항공은 세계 항공사 중 최초로 항공편을 이용하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승객의 의료비와 격리 비용을 부담하기로 했다. 최대 15만유로(약 2억원)의 의료비와 14일간 매일 100유로(약 13만원)씩 격리 비용이 지급된다.

부유한 사람은 아예 자가용 비행기를 빌려 여행을 다니고 있다. 항공 시장 조사업체 윙엑스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 자가용 항공기 수요는 전년 동기의 78% 수준까지 회복됐다. 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이던 지난 4월에는 전년 동기 수요의 30% 수준까지 내려갔다.

여객 수요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지 않는 한 여전히 시장 전망은 어둡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잉, 에어버스 등 항공기 제조 업체들은 격납고에 재고가 쌓여가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