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중 방첩전' 선포

中 정보 사냥, 위험수위 넘어
해킹·인재 포섭·신분세탁도
수법 진화하자 美 "자비 없다"
미국이 텍사스주 휴스턴 주재 중국 영사관을 ‘스파이센터’로 규정해 폐쇄하면서 중국의 ‘정보 사냥’ 범위와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당국은 이미 중국의 스파이 활동이 ‘위험수위를 넘었다’고 보고 있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지난 7일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 연설에서 “FBI가 조사 중인 5000여 건의 방첩사건 중 절반은 중국과 관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과 연계된 산업스파이 행위가 10년간 1300% 증가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스파이 활동 대상은 군사정보와 첨단기술을 중심으로 거의 전 분야를 망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첨단 F-35스텔스 전투기도 중국에 엔진 기술 일부가 유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무부는 휴스턴 주재 중국 영사관이 코로나19 백신 정보 유출에도 관여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스파이 활동은 과거에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힘이 미국 패권에 도전할 만큼 세지면서 미국의 대응도 날카로워지고 있다. 특히 중국이 미국과 서방에서 훔친 기술로 미국의 국가안보와 기업 이익을 위협한다는 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인식이다. 존 디머스 법무부 국가안보담당 차관보는 2018년 12월 상원 청문회에서 “중국의 전술은 훔치고, 베끼고, (다른 나라 제품을 중국 것으로) 대체하는 것”이라고 증언했다.

중국의 스파이 활동은 해킹뿐만 아니라 핵심 두뇌 포섭, 신분 세탁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뤄진다. 올 1월 나노기술의 세계적 권위자인 찰스 리버 하버드대 교수가 간첩 행위로 체포돼 충격을 줬다. 리버 교수는 중국 ‘천인계획(千人計劃: 특급인재 유치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실을 미 정부에 숨긴 채 펜타곤의 비밀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미 상원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중국이 천인계획을 통해 미국의 연구시설을 그대로 재현한 ‘섀도 랩’을 만드는 등 입수하기 어려운 지식재산을 빼낸다고 지적했다.

중국 군사연구원 출신 탕주안은 인민해방군 경력을 속이고 비자를 받은 사실이 들통났다. 탕은 FBI 조사 직후 샌프란시스코 주재 중국 영사관으로 도주했지만 지난 23일 체포됐다. 제3국 국적자도 중국의 스파이 포섭 대상이다. 싱가포르 국적의 남성 준웨이 여는 24일 중국을 위해 간첩 활동을 한 사실을 미 법원에서 인정했다.

미국도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브리핑에서 “추가 (중국)공관 폐쇄는 언제나 가능하다”고 했다. 지난 5월 말엔 인민해방군과 관련된 중국인 유학생 비자를 제한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로이터통신은 3000여 명의 중국인 유학생이 추방될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5세대 통신망에 중국 화웨이를 배제하도록 동맹국을 압박하고 있다. 화웨이 장비를 깔면 민감 정보가 중국 공산당에 넘어갈 수 있다는 이유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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