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주일 동안 세계 37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 최고 기록이 새로 작성됐다고 로이터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추가 확진자 신기록이 쏟아진다는 건 그만큼 코로나19 확산이 빨라지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에선 나흘 연속 1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전 세계 하루평균 사망자 수도 지난달 4000명대에서 이달에는 5000명대로 늘어났다.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37개국 신규확진 최고치 갈아치워…美·유럽 일부 '봉쇄령' 유턴

하루평균 사망자 5000명대로

로이터는 각국 보건당국의 발표를 토대로 이달 들어 하루 신규 확진 신기록이 나온 국가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6월 마지막 주에는 7개국에서 최고 기록이 나왔고, 그 다음주(7월 둘째주)에는 이 숫자가 13개국으로 늘었다. 7월 셋째주에는 20개국에서 최고 기록이 경신됐고, 지난주에는 또 37개국으로 증가했다. 로이터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찍 해제한 국가에서 2차 확산이 나타나고 있다며 볼리비아, 불가리아, 벨기에, 수단, 스페인, 에티오피아, 우즈베키스탄, 일본, 호주, 홍콩 등을 예로 들었다.

통계 사이트 월도미터에 따르면 글로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지난 24일 28만8997명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운 데 이어 25일에도 25만8896명 추가됐다. 누적 확진자는 26일 오전 8시 기준 1618만여 명이다.

美 주정부 속속 ‘경제 재봉쇄’

미국에서는 24일 7만8009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며 역대 최고 기록(17일 7만4987명)을 경신했다. 25일에도 6만7413명이 추가됐다. 누적 확진자는 431만여 명을 기록했다. 인구가 가장 많은 3개 주인 캘리포니아, 텍사스, 플로리다의 확산세는 올 4월 코로나 진원지였던 뉴욕주의 초기 모습과 비슷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미국에선 21~24일 나흘 연속 사망자가 1000명을 넘었다. 이런 추세는 5월 중순 이후 두 달 만이다. 하루 사망자 2700여 명을 찍었던 4월에 비하면 아직 적지만 사망자 증가세가 신규 확진보다 2주 정도 뒤에 나타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날까지 미국의 누적 사망자는 15만여 명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근거로 볼 때 코로나19가 사망 원인 톱10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최근 통계인 2018년 기준 미국의 사망 원인은 심장병 65만여 명, 암 59만여 명, 우발적 상해 16만여 명 등의 순이다. 코로나19는 이미 기존 5위인 뇌졸중(14만여 명)을 제쳤다.

미국 지방정부 차원의 확산 억제 조치도 추가되고 있다. 텍사스주 스타카운티는 8월 10일까지 필수 업무를 제외한 영업을 중단하는 자택대피령을 내렸다. 매사추세츠주는 다른 주에서 오는 모든 사람에게 14일 격리 의무를 부과하기로 했다. 잇단 경제 재봉쇄 여파로 경기 회복 속도가 늦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스페인·일본 등 2차 확산 현실화

유럽에선 스페인에서 10일 연속 1000명 이상 신규 확진자가 나오며 2차 유행이 현실화되고 있다. 제2 도시인 바르셀로나가 있는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25일부터 2주간 모든 나이트클럽의 영업을 중단시켰다. 카탈루냐에선 지난 2주간 8600여 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됐다. 영국과 노르웨이는 스페인발(發) 입국자에게 자가격리 의무를 재도입했다.

일본에선 26일 하루 동안 82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23일 981명 후 최고치다. 누적 확진자 수도 3만 명을 넘어섰다. 1월 16일 첫 환자 발생 이후 1만 명은 4월 18일, 2만 명은 7월 7일 돌파했다. 1만 명씩 증가하는 데 대략 3개월이 걸렸지만 이번에 2만 명에서 3만 명까지 소요된 기간은 불과 19일이었다.

코로나19 2차 유행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데도 일본 정부는 여전히 긴급사태 선언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생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업들은 재택근무와 시차 출퇴근 등 감염 방지에 힘써달라”고 말했지만 긴급사태 선포 가능성은 언급하지 않았다.

강현우 기자/도쿄=정영효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