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칩 출시 시기 6개월 더 미뤄 2022년 말로 제시
2분기 실적 향상에도 시간외 거래서 10% 내려
반도체 전통의 강자 인텔이 차세대 7㎚(나노미터·10억분의 1m) 칩 출시를 또 6개월 미뤘다. 초미세 공정의 수율을 끌어올리지 못해 2022년에야 양산 체제를 갖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만 TSMC(2018년)와 삼성전자(2019년)는 이미 7㎚ 칩을 생산 중이다.


인텔은 23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7㎚ 칩 출시 시점을 기존보다 6개월 뒤인 2022년 말 또는 2023년 초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10㎚ 칩인 '타이거 레이크'를 3분기에 본격 출시하는 등 10㎚ 제품군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7㎚는 반도체 회로의 폭이 7㎚만큼 좁다는 뜻이다. 회로 폭이 좁을수록 같은 크기의 반도체 성능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

인텔은 7㎚ 제품 출시 시기를 이미 수차례 연기했다. 이번에 또 6개월을 미루면서 당초 계획보다 1년 늦춰진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인텔은 7㎚ 반도체 생산을 직접 할 것인지, 외부에 위탁할 것인지, 아니면 두 방법을 혼합할 것인지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인텔은 PC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을 주도해 왔다. 그러나 최근 만년 2위였던 AMD가 2018년 7㎚ 칩 개발에 성공하면서 시장을 빠르게 잠식당하고 있다. AMD는 고급 CPU 시장에선 인텔을 이미 앞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텔은 반도체 설계와 생산을 모두 하는 반면, AMD는 설계만 하는 팹리스(fabless)로 생산은 TSMC나 삼성전자 같은 전문 수탁생산기업(파운드리·foundry)에 맡긴다는 점에서 다르다. 초미세 공정의 수율을 맞추지 못했다는 건 생산 부문에서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인텔의 주가는 이같은 신제품 연기 소식에 폭락했다. 23일(현지시간) 주가는 1.06% 떨어진 60.4달러에 마감했으나,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10.6% 폭락해 54달러까지 내려갔다.

반면 라이벌 AMD의 주가는 정규장에서 3.59% 내린 59.57달러로 마쳤으나, 시간외 거래에서 7.97% 강세를 보였다.

인텔의 2분기 실적은 시장의 기대를 웃돌았으나 주가를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인텔은 2분기에 매출 197억달러, 주당 순이익 1.23달러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시장분석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추정치 평균(컨센서스)은 매출 185억달러, 주당 순이익 1.21달러였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전분기 대비 23%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반도체 판매량도 늘었다는 설명이다.

인텔은 3분기 예상 실적으로 매출 182억달러, 주당 순이익 1.10달러를 제시했다. 컨센서스는 매출 179억달러, 주당 순이익 1.14달러로 순이익 부문에서 예상 실적이 기대를 못 미치는 상황이다.

인텔은 지난 4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폐기했던 연간 실적 전망도 이날 다시 내놓았다. 연간 매출 예상은 750억달러, 주당 순이익은 4.85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폐기했던 연초의 기존 실적 전망인 매출 735억달러, 주당 순이익 5억달러에 비해 매출은 늘지만 순이익은 악화된 지표다. 시장 예상은 매출 738억달러, 주당 순이익 4.81달러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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