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6주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걷잡을 수 없이 재확산하면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美 실업수당 142만건…16주만에 다시 늘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7월 12~18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41만6000건이었다고 2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전주(130만7000건)보다 10만9000건 늘어난 것으로 16주 만에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3월 넷째주(3월 22일~28일) 686만7000건까지 증가하며 정점을 찍었다. 이후 15주 연속 감소세를 보였고, 5월 말부터는 매주 200만 건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시장 예상치(130만 건)를 넘어섰다.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 중인 남서부 지역에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많았다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장 심각한 곳 중 하나로 꼽히는 캘리포니아주(29만2673건)에서 가장 많은 실업수당이 청구됐다. 플로리다주와 조지아주도 각각 10만 건 이상 접수됐다.

미 노동부는 실업수당을 받는 미국인이 3200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주에서 중복 집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실제 실업수당 수령자가 250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증가세를 보이면서 일부 계층의 ‘소득절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노동시장 회복이 느려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다음주에는 매주 600달러를 제공하는 추가 실업수당 지급 프로그램이 만료될 예정이어서 정부와 당국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미 민주당은 개인당 매주 600달러가 지급되는 추가 실업수당을 연장하고 주와 지방정부 지원을 확대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공화당은 추가 실업수당을 현행 주당 600달러에서 주당 100달러로 줄여 연말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