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의혹 제기…"주영 미국대사에 타진 지시"
"개인숙원 이루려 권력행사"…'외국정부 수혜 금지' 위헌 가능성
"트럼프, 자기 골프장에 브리티시오픈 유치 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 소유 리조트로 4대 메이저 골프대회 중 하나인 브리티시오픈 유치를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디 존슨 영국 주재 미 대사는 2018년 2월 트럼프 대통령이 그에게 영국 정부가 브리티시오픈을 스코틀랜드에 있는 트럼프 턴베리 리조트에서 열리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알아보라고 요청했다고 동료들에게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존슨은 미 내셔널풋볼리그(NFL) 뉴욕 제츠의 구단주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거물 후원자다.

지난 대선 때 트럼프 캠프를 도왔고 2017년 11월 주영 대사로 부임했다.

당시 루이스 루켄슨 주영 부대사는 존슨 대사에게 사적 이익을 위해 대통령직을 비윤리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그러지 말라고 충고했다고 한다.

하지만 존슨 대사는 몇 주 후 데이비드 먼델 스코틀랜드 국무장관에게 턴베리 리조트가 대회를 주최하는 방안을 제기했다고 NYT는 전했다.

최근 먼델 장관은 그가 존슨 대사와 거래를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하면서 '존슨 대사가 브리티시오픈이나 다른 스포츠 행사와 관련해 먼델에게 요구한 것은 없다'는 영국 정부의 성명을 거론했다.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4년 사들인 턴베리 이슈를 존슨 대사가 꺼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후 예정됐던 4차례의 오픈도 턴베리에서 예정된 것은 없었다.

"트럼프, 자기 골프장에 브리티시오픈 유치 시도"
존슨 대사 부임 전 대사대리였던 루켄슨은 미 국무부에 이메일을 보내 관련 내용을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 몇 달 뒤 존슨 대사는 직업 외교관인 루켄슨 부대사를 임기가 남아있음에도 쫓아냈다.

트럼프 대통령과 자녀들은 자신들의 골프 코스로 프로골프대회를 유치하려고 10년 넘게 노력해왔다는 게 NYT 설명이다.

골프 코스는 트럼프 가족 수익의 3분의 1 이상을 창출하며, 대회 유치가 중요한 홍보수단으로 간주된다는 것이다.

NYT는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 여부에 대한 확인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미 대통령은 자신의 개인적 금전적 이익에 영향을 미칠 정부 일에 참여하는 것을 형사 범죄로 규정한 연방 이해충돌법에서 면제되지만, 헌법은 연방 공무원이 외국 정부로부터 선물이나 보수를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 윤리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행동에 의해 유발됐었을 수도 있는 보수 조항 위반 가능성을 지적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자산으로 사업을 하려 시도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백악관은 마이애미의 트럼프 내셔널 도랄 리조트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개최하려다 이행충돌 논란이 일자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로 옮겼다.

그 회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취소됐다.

작년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아일랜드를 방문했을 때 정 반대 지역에 있는 둔베그의 트럼프 가족 리조트에 머물라고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매번 기자들을 대동해 가족 소유 골프장을 275차례 이상 방문했다.

워싱턴DC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은 연방정부에 로비하려 시내에 머무는 내외빈을 대상으로 활발하게 거래하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