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보다는 '금융기업'이라는 특수성 때문"
알리바바 '앤트그룹', 미국보다 中 증시 상장 택한 이유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인 앤트그룹(옛 앤트파이낸셜)이 미국이 아닌 중국 증시에 상장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앤트그룹은 '중국의 나스닥'으로 불리는 상하이증권거래소 과학혁신판(科創板·스타 마켓)과 홍콩거래소에 동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상장 시기와 상장으로 조달할 금액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중국국제금융공사(CICC),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JP모건 등이 앤트그룹의 상장을 맡을 금융기관으로 선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세계에서 9억 명을 넘는 사용자를 확보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 '알리페이'를 제공하는 앤트그룹은 세계에서 가장 기업 가치가 높은 유니콘 기업으로 꼽힌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앤트그룹의 기업 가치가 2천억 달러(약 240조원)를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앤트그룹 상장은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기업 상장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앤트그룹의 기업 가치는 중국 국영은행인 중국건설은행을 뛰어넘고, 글로벌 투자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약간 못 미치는 규모이다.

앤트그룹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나 나스닥이 아닌 상하이와 홍콩 증시 상장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미·중 갈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공산당원에 대한 입국 금지를 검토할 정도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각해지면서 앤트그룹이 미국 대신 중국 증시 상장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馬雲)은 공산당원이다.

하지만 이보다는 앤트그룹이 '금융기업'이라는 특수성이 작용했다고 SCMP는 분석했다.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기업으로서 앤트그룹의 공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미국보다는 중국 증시 상장을 택했다는 얘기이다.

대부분의 중국 금융기업은 미국 증시에 상장하지 않는다고 한다.

일례로 2006년에 중국은행도 미국이 아닌 홍콩과 상하이 증시에 상장했다.

더구나 앤트그룹의 사용자 대부분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 있어 아시아 증시에 상장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SCMP는 "외국인은 중국 모바일 결제 기업의 지배주주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앤트그룹의 중국 증시 상장은 2018년 6월 일찌감치 결정돼 투자자들에게 통보됐다"며 "다만 현재 심각한 미·중 갈등을 놓고 보면 이러한 결정이 옳았다는 것이 입증됐을 수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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