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헤어제품 업체 등…"강제노동·구금·DNA 강제수집 등 연루"
중국 외교부 "미국 인권 핑계로 내정 간섭…국제법 위반"
미국, '신장 인권침해' 중국기업 11개 제재…중국 "반격할 것"(종합)
미국 상무부는 20일(현지시간) 중국의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 인권 침해에 연루된 중국 기업 11개를 제재 대상 목록에 올렸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들 기업은 중국이 신장 위구르(웨이우얼) 지역에서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민족에 대해 자행한 탄압, 자의적인 집단 구금, 강제노동, 생물학적 자료의 비자발적 수집, 유전자 분석 등의 인권 침해와 학대 활동에 연루돼 있다고 말했다.

로스 장관은 "베이징은 시민을 억압하기 위해 강제노동과 폭력적인 DNA 수집 및 분석 계획이라는, 비난받아 마땅한 관행을 적극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창지 에스켈 섬유, 허페이 비트랜드 정보기술, 허페이 메이링, 헤톈 하올린 헤어액세서리, 헤톈 타이다 어패럴, KTK 그룹, 난징 시너지 섬유, 난창 오 필름 테크, 탄위안테크놀로지 등 9곳은 강제노동 가담을 사유로 목록에 올랐다.

신장 실크로드, 베이징 류허 등 2개 기업은 중국 당국이 위구르족 탄압을 강화하기 위해 사용된 유전자 분석을 수행했다는 이유로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창지 에스켈 섬유는 에스켈 그룹이 만든 회사로, 에스켈 그룹은 랄프 로렌, 토미 힐피거, 휴고 보스에 납품하는 옷을 만든다.

그러나 에스켈 측은 신장 지역에서 강제노동을 시켰다는 사실을 부인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헤톈 하올린 헤어액세서리의 경우 지난 5월 1일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이 강제노동을 이유로 이 회사의 헤어 제품 수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번 제재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신장 탄압 관여를 이유로 두 차례에 걸쳐 영상감시장비 업체 등 기업과 기관 37곳을 제재한 데 이어 세 번째 사례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의 제재에 중국은 내정 간섭을 중단하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미국은 인권을 핑계로 수출 통제 조치를 남용하고 있다"면서 "중국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린 것은 국제관계 기본 준칙에 위배되고 내정 간섭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제재는 중국의 이익을 훼손한다"면서 "중국은 이에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관심은 인권 문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신장의 안정을 깨뜨리고, 중국의 통치 정책을 모함하는 데 있다"며 "이는 국제 사회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왕 대변인은 도 "중국은 미국이 잘못을 바로잡고, 관련 결정을 철회하기를 바란다"면서 "미국이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중단하지 않으면 중국은 필요한 조치를 통해 중국 기업의 합법적인 권리를 수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그간 중국이 신장에서 이슬람계 소수민족을 감시하고 수용소에 감금하는 등 탄압했다고 비판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인권 탄압에 책임이 있는 중국 당국자를 제재할 수 있도록 한 '2020년 위구르 인권정책법'에도 서명했다.

미 언론은 신장 지역에 100만명 이상의 위구르족이 수용소에 억류돼 있고 일부는 공장에서 일하며 심한 감시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중국이 반체제 단체로 규정한 종교 및 기공 수련 조직 파룬궁(法輪功)과 관련, 성명을 내고 중국이 1999년부터 파룬궁을 탄압해왔다며 중국 정부가 파룬궁 수행자에 대한 박해를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