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가 4개월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 '0건'을 기록했다.

쿠바 공중보건부는 20일(현지시간) 지난 24시간 동안 2914건의 코로나19 검체를 분석했으며, 이중 양성으로 나온 것은 1건도 없다고 밝혔다. 누적 확진자는 전날과 같은 2446명으로 유지됐다.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쿠바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것은 3월 21일 이후 4개월 만이다. 인구가 1100만 명 가량인 쿠바는 지난 18일, 19일에도 1명 씩의 신규 확진자만 발생했다. 18일은 아바나 시민이었고, 19일은 외국에서 돌아온 자국민이어서 국내 감염 사례는 19일부터 이틀 연속 0건이다.

코로나19 사망자는 지난 11일 이후 일주일 넘게 87명으로 고정돼 있다.

코로나19 현황을 브리핑하는 쿠바 보건부 산하 국가감염병본부의 프란시스코 두란 본부장은 이날 오전 신규 확진 0명을 소식을 전하면서 마스크를 벗기도 했다.

중앙 아메리카 카리브해 서부에 위치한 쿠바는 세계에서 몇 남지 않은 사회주의 국가다. 쿠바가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의 절반 이상이 몰린 미주 대륙 내에서 '방역 모범국가'가 된 데에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 체계적인 의료 시스템 등이 이유로 꼽힌다.

인구 대비 의사 수가 1위인 풍부한 의료 인적자원도 큰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쿠바의 가정 주치의와 의대생들이 매일 집마다 돌며 주민들의 건강 상태를 챙겼다.

중남미 다른 국가들은 중증 환자 위주로 검사하고 확진자에 대한 동선 추적이나 입원 치료는 기대하기 힘들지만, 쿠바는 능동적으로 검사해 감염자를 찾아내고 확진자들은 전원 시설에 수용해 치료했다.

현재 쿠바에서 치료를 받는 코로나19 확진자는 38명으로 최근 몇 주 새 가장 적으며, 위중한 상태의 환자는 1명도 없다. 코로나19 상황이 안정세를 찾자 점진적인 봉쇄 완화도 이어지고 있다.

섬 리조트 등에선 관광도 재개됐다. 다만 쿠바 당국은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것이 아니라며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유지할 것을 강조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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