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여성 첫 PwC 파트너 김혜영 은퇴…"한국서 일하겠다"
미국 회계업계에서 동양 여성 최초로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파트너에 올랐던 김혜영 언스트앤영(EY) 시니어 파트너(55·사진)가 은퇴했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면서 활동할 계획이다.

서울대 영문과 83학번인 김 전 파트너는 서울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1990년 남편(김준현 수원대 바이오공학과 교수)이 미국 유학을 떠날 때 함께 도미했다. 그해 EY에 입사해 미국 공인회계사(AICPA)를 땄다. 1993년엔 PwC로 이직했으며 10년 만인 2002년 동양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PwC 파트너가 됐다.

어린 시절 일본에서 자란 김 전 파트너는 한국어와 일본어, 영어에 능통해 동양계 고객이 많았다. 오랜 기간 삼성전자 등 한국계 기업의 미국 및 글로벌 조세·준법전략 수립과 조세분쟁 해결 등을 도왔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작업에도 참여했다.

2011년에는 EY에 복귀했다. EY는 전 세계 직원이 30만 명에 이른다. 미국에서만 18만 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중 파트너가 2000여 명, 시니어 파트너는 100명 미만이다. 김 전 파트너는 한·미 국제조세 분야 협력 등의 공을 인정받아 대통령상 등을 받았다.

김 전 파트너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성장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돼 기뻤다”며 “앞으로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할 일을 찾겠다”고 말했다. 남편인 김 교수는 컬럼비아대에 재직하다 몇 년 전 먼저 귀국해 수원대에 재직 중이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