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티코 "각부처 정무직지명자 등 대상"…정보누설자 등 반대파 색출용?
코로나19 대응 등 갈길 먼데…"백악관 대선 앞두고 충성도 검사"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석달 여 앞둔 시점에서 백악관이 행정부 공무원들을 상대로 전면적인 충성도 테스트에 들어갔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행정부의 정무직 지명자 등을 상대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 여하를 측정하기 위한 면접조사가 시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폴리티코는 "파괴적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혹독한 경제 위기의 한가운데에서 백악관은 행정부의 동료들을 향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이 충분한가'라는 긴급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대통령 인사실은 대선을 앞두고 정보 누설과 그 외 잠재적인 '체제 전복적' 행위들을 뿌리뽑기 위해 보건 당국자들과 연방기관 소속 수백명의 정무직 지명자들을 상대로 일명 충성도 검사라고 불리는 일대일 면접조사를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폴리티코는 15명의 전·현직 행정부 당국자들에 대한 취재를 바탕으로 이같이 전했다.

조사 대상은 보건복지부, 국방부, 재무부, 노동부, 상무부 당국자와 트럼프 대통령의 고위 참모들이라고 한다.

이들 당국자는 그들의 직업 목표와 현 정책에 대한 생각 등에 대해 상세하게 구술하게 돼 있다는 것이다.

백악관 당국자들은 이러한 면접조사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어떠한 이들이 두 번째 임기에도 함께 일할 의향이 있는지를 정하기 위해 필요한 작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그러나 면접조사에 불려간 당국자들은 이러한 절차가 팬데믹과의 싸움과 경제 회복, 규제 개혁과 같은 많은 정책적 우선순위에 대한 집중을 흩트리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는 것이다.

면접조사의 바탕에는 '딥 스테이트'가 트럼프 대통령을 약화시키기 위해 작동하고 있다는 백악관의 확신이 깔려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딥 스테이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 내 주류 기득권 세력을 비판할 때 써온 표현이다.

한 인사는 "이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이 충분하지 않다고 간주되는 사람들을 캐내기 위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면접조사를 받은 당국자들과 이야기를 나눠본 한 전직 당국자는 "누설자들을 색출하는 데 시간을 쓴다면 이는 어젠다를 발전시킬 시간을 빼앗아버리는 셈"이라며 "이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면접조사 과정은 백악관이 대선을 앞두고 코로나19 팬데믹과 학교 정상화, 기록적 수준의 높은 실업률과 같은 시급한 문제가 산적한 가운데서도 얼마나 충성심에 매몰돼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이와 별도로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정보 누설자들에 대한 색출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팬데믹 국면에서 '소신발언'을 해온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에 대한 백악관의 최근 며칠간 집중 공격 '드라마'만 보더라도 당국자들의 생각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적 접근법과 일치하느냐 여부에 대한 내부의 우려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이러한 면접조사는 30세의 존 매켄티 백악관 인사국장이 주도하고 있다고 한다.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시절 해고됐다가 올초 약 2년 만에 백악관 인사국장으로 영전, 화려하게 컴백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스캔들' 탄핵 굴레에서 벗어난 직후인 올 2월 반(反)트럼프 인사들에 대한 전방위 색출 및 축출 작업을 주도한 바 있다.

면접조사 질문은 직업 목표와 같은 일반적인 질문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미중 관계, 자신이 현재의 직책에 발탁된 이유, 트럼프 행정부를 지원하는 이유 등에 대한 질문으로 갑자기 방향이 바뀌기도 한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이번달에 면접조사를 받은 국방부 정무직 지명자들의 경우만 하더라도 백악관 인사국 직원들이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에 대한 질문에 답하라고 몰아붙였다는 것이다.

조너선 호프먼 국방부 대변인은 이러한 면접조사는 다음 임기 때에도 국방부나 그 외 행정부에서 근무할지에 대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