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증시 시가총액 1위인 구이저우마오타이의 주가가 공산당의 경고 한 마디에 시총이 30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구이저우마오타이의 주가는 지난 16일 7.9% 폭락한 1614위안(약 27만8200원)으로 마감했다. 시총은 하루 만에 1700억위안(약 29조2000억원) 줄어든 2조300억위안(약 349조원)으로 마감했다. 17일 주가는 1%가량 반등했으나 전날 급락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다.

이번 주가 하락은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소셜미디어 웨이신(중국판 트위터)에서 운영하는 계정을 통해 마오타이를 부패에 연루된 기업이라고 경고하면서 촉발됐다.

인민일보는 '맛이 변한 마오타이를 사는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글에서 마오타이가 부정부패와 뇌물을 통해 성장한 기업이라고 주장했다. 공산당은 “술은 마시는 것이지, 투기는 물론 부패의 대상은 더더욱 아니다”며 마오타이 가격이 너무 높아 뇌물로 활용된다고 지적했다.

인민일보는 또 지난해 위안런궈 전 마오타이그룹 회장이 뇌물 수수 혐의로 체포되고, 회사 임원 13명이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고도 밝혔다. 부패 혐의로 낙마한 왕샤오광 전 구이저우성 부성장이 자신의 친인척을 통해 마오타이 체인점을 운영해 7년간 4000만위안(약 68억원)의 부정 축재를 했다고 덧붙였다. 2018년 왕 전 부성장이 체포될 당시 그의 집에서는 4000명이 넘는 마오타이가 발견됐다.

마오타이는 공식 가격이 매년 10%씩 오르는데도 수요가 끊이질 않아 중국에서 재테크 수단으로 여겨진다. 주력상품인 페이톈 마오타이 한 병의 소매가가 1499위안(약 26만원)이지만 온라인 쇼핑몰에선 2000위안이 넘는 가격에 거래된다.

일각에선 공산당이 나서 마오타이를 공격한 것은 중국 증시의 과열을 진정시기키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대장주인 마오타이가 중국 증시의 풍향계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2017년에도 관영 신화통신이 마오타이의 주가가 너무 빠르게 오른다고 보도한 직후 투매 현상이 나타났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