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사진)이 15일(현지시간) 3차 미·북 정상회담 조건으로 ‘진짜 비핵화 진전’을 제시했다. 북한이 비핵화에 소극적인 지금 상황에서 일각에서 제기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차 정상회담 가능성에 선을 그은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의회전문 더힐 주관 행사에서 연내 미·북 3차 정상회담 가능성을 묻는 말에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에서 이룬 합의에 대해 실질적인 진전을 볼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만 정상회담에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 시점에선 (북핵 문제의) 잠재적 해결책을 내놓지 않는 쪽을 선택한 것 같다”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에 대해 또 한 번의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에 찬물을 끼얹은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는 분석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뉴욕이코노믹클럽 행사에서도 11월 미 대선 전 북한과의 3차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지금이 7월”이라며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 대선까지 남은 시간을 고려할 때 북한과의 정상회담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다만 적절한 경우 북한과 트럼프 대통령이 중요한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추가 정상회담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았다.

미 대선 전 미·북 3차 정상회담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한·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추진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7일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원론적이긴 하지만 “도움이 된다면 김 위원장과 회담할 것”이라며 3차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놨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로 쫓겨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불리한 판세를 뒤집기 위해 대선 직전인 10월에 3차 미·북 정상회담을 ‘깜짝 이벤트’로 활용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