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의 기축통화 영향력 견제
일본이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정부 경제정책에 정식으로 포함한다. 세계 3대 기축통화인 엔화의 지위를 중국 디지털 위안화에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하반기 경제재정운용 기본방침에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과 연계해 계속해서 CBDC를 검토한다”고 명시할 계획이라고 15일 보도했다. 일본은행은 지난 1월부터 국제결제은행(BIS) 및 5개국 중앙은행과 CBDC를 공동으로 연구했지만 “발행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CBDC를 경제재정운용 기본방침에 포함함에 따라 중앙은행디지털화폐에 소극적이었던 일본 정부의 입장도 바뀌게 됐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CBDC의 발행 여부는 일본은행이 아니라 일본 정부가 결정한다.

일본 정부가 CBDC 발행을 적극 검토하기로 한 것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중국 인민은행은 미국 달러 중심의 국제 금융질서를 재편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2014년부터 디지털 화폐 연구를 시작했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디지털 화폐를 전면 활용한다는 목표 아래 일부 대도시에서 이미 시험 발행에 나섰다.

일본이 경계하는 시나리오는 디지털 위안화의 부상으로 3대 기축통화 가운데 점유율이 가장 낮은 엔화의 지위가 추락하는 경우다. BIS에 따르면 2019년 말 국제 통화 거래에서 달러가 포함된 거래는 전체의 88%였다. 유로화와 엔화 거래는 각각 32%와 17%였다. 위안화는 4%로 8위에 머물렀지만 세계 2위의 경제력과 미국과 맞먹는 정보기술(IT)이 결합하면 얘기가 달라진다는 게 일본의 우려다. 일본 정부는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한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로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에서 디지털 위안화가 확산될 가능성에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앙은행이 실물이 아닌 전자적 형태로 발행하는 화폐인 CBDC는 세계 중앙은행의 80%가 연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도 내년부터 시범 운영에 나설 계획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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