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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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1250억달러 규모의 수주잔고를 유지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나 앞으로 5년간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 보도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사진)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세계적인 봉쇄조치에도 불구하고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가 급증했다"며 "밀려든 주문량을 문제없이 처리할 수 있도록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25%를 점유하고 있다. 유럽과 중국이 환경 규제를 강화하면서 배터리 주문이 급증하고 있다. 올해에는 중국 CATL을 제치고 업계 선두로 올라섰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5개월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생산과 영업에 차질을 빚은 데다가 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테슬라 모델3, 르노 조이, 아우디 e-트론 등 인기 전기차 모델의 인기에 힘입어 LG화학 판매량은 동기간 70% 급증했다. LG화학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0.8%에서 올해 24.2%로 증가했다. 중국 CATL(22.3%)과 일본 파나소닉(21.4%)을 앞질렀다.

신 부회장은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이 지난해 2.8%에서 2024년 15%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럽과 중국의 환경 규제가 강화하면서 전기차 시장은 급속도로 팽창할 것이란 전망이다. 유럽과 중국은 세계 전기차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설비 투자에 6조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작년보다 9%가량 줄었다. 하지만 내년에는 투자 규모를 늘려 배터리 사업에 60%를 투입할 예정이다. R&D에도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올해는 연 매출의 4%인 1조3000억원을 R&D에 지출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40%는 전기차 배터리에 쓰인다.

신 부회장은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가격이 낮지만 기술 면에서는 우리가 1~2년 앞서고 있다"며 "기술개발은 우리의 생명선과 다름없기 때문에 연구개발(R&D) 지출을 계속 늘리겠다"고 했다.

세계에 분산된 생산시설도 코로나19 위기 속 LG화학의 강점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한국 외에 중국 폴란드 미국 등에 생산 설비를 두고 있다. 미 오하이오주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미 제너럴모터스(GM)에 공급되고 있다. 신 부회장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각 지역에 있는 제조 거점이 큰 역할을 했다"며 "작업 중단이 거의 없이 원재료 공급도 잘 됐다"고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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