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발행되는 반중 성향 매체 '빈과일보'의 사주인 지미 라이(라이치잉·黎智英)가 지난 4월18일 자택에서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콩에서 발행되는 반중 성향 매체 '빈과일보'의 사주인 지미 라이(라이치잉·黎智英)가 지난 4월18일 자택에서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 인사인 지미 라이(黎智英) 등 13명이 지난 6월 톈안먼(天安門) 시위 희생자 추모집회를 선동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3일 보도했다.

톈안먼 시위는 1989년 6월 4일 민주화와 정치개혁을 요구하면서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시위를 벌이던 대학생과 시민들을 중국 정부가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유혈 진압한 사건을 이른다.

홍콩에서는 지난 1990년부터 매년 6월 4일 빅토리아 공원에서 톈안먼 시위 희생자 추모 집회를 개최해왔으며, 이는 지난해까지 30년 동안 이어졌다. 하지만 홍콩 경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며 올해는 허가하지 않았다. 이는 추모 집회 개최 3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러나 홍콩 시민 수천 명은 경찰의 불허에도 불구하고 올해 6월 4일에도 빅토리아 공원에 모여 톈안먼 추모 집회를 했으며, 이에 경찰은 지미 라이 등 13인을 불법 집회를 선동한 혐의로 기소했다.

이날 웨스트카오룽 법원에서 진행된 심리에 출석한 이들은 "이번 기소는 정치적 기소에 다름없으며, 시민의 권리를 완전히 부정하는 홍콩 정부와 경찰이야말로 바로 기소 대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미 라이는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 신문인 '빈과일보'를 운영하고 있다. 빈과일보는 중국 지도부의 비리와 권력투쟁 등을 적극적으로 보도해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 매체로 떠올랐다.

지난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때는 경찰 폭력과 중국 중앙정부의 강경 대응 등을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