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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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일본에서 유일하게 1조엔(약 11조1101억원)대의 주식을 보유한 주식부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보유주식의 가치가 1년 동안 33% 줄었지만 존재감은 오히려 더 커졌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019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 개인주주들의 보유주식 가치를 집계한 결과 손정의 회장은 올 3월말 현재 1조6644억엔(약 18조4917억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해 작년 3월말보다 보유주식 가치가 33% 급감했다. 소프트뱅크그룹 산하 벤처캐피털(VC)인 비전펀드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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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손 회장은 일본에서 유일하게 보유주식 가치가 1조엔을 넘는 주식부자 자리를 유지했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의 창업자 야나이 다다시 회장의 주식가치가 9739억엔으로 15% 줄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일본에서 1000억엔(1조1110억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14명 가운데 손 회장은 유일한 1조엔대 주식거부가 됐다.

야나이 회장은 두 아들인 야나이 가즈미와 야나이 고지씨가 각각 2113억엔과 2112억엔의 주식을 보유해 일본 주식부자 4,5위에 오른 것이 위안이었다. 두 아들은 올해 패스트리테일링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멤버가 됐다. 다만 야나이 회장 3부자의 주식을 모두 합해도 1조3964억엔으로 손 회장에는 미치지 못한다.

공장자동화 기기 전문회사 키엔스의 창업자 다키자키 다케미츠 명예회장이 6530억엔 상당의 주식을 보유해 3위였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주식가치가 상승한 키엔스는 소프트뱅크그룹, 소니 등 일본 대표 기업을 모두 제치고 현재 일본증시 시가총액 2위에 올라있다. 일본 최대 온라인쇼핑 회사 라쿠텐의 미키타니 히로시 회장이 6위(1446억엔), '밥 빨리 먹는 순, 선착순 신입직원 채용'으로 화제를 모았던 일본전산의 나가모리 시게노무 회장이 7위(1387억엔)로 뒤를 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주식가치가 늘어난 경영자도 있었다. 위치정보 활용 스마트폰 게임회사인 스퀘어에닉스홀딩스의 창업자인 후쿠시마 야스히로 명예회장(1140억엔·9위)의 주식가치는 1년 만에 24% 늘었다.

동학개미(최근 주식투자를 시작한 우리나라 소액 개인투자자)가 활약한 한국과 달리 일본은 개인투자자의 활동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3월말 현재 개인투자자들의 보유주식 가치는 90조4115억엔으로 1년 만에 15% 감소했다. 이 기간 닛케이225지수가 11% 하락한 탓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