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서 화웨이 배제 방안 검토" 언론 보도 잇따라

이탈리아, 중국 화웨이 장비 배제로 선회하나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 화웨이에 대한 이탈리아의 입장 변화 조짐을 암시하는 언론 보도가 잇달아 나와 주목된다.

일간 라 레푸블리카는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정부가 5세대 이동통신(5G) 구축 때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및 유럽과의 동맹 강화를 중시하는 로베르토 구알티에리 경제장관과 로렌초 구에리니 국방장관이 이 이슈를 비공식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루이지 디 마이오 외교장관이 지난주 미국 대사를 만나 관련 사안을 논의했다는 보도도 있다.

로이터 통신도 이날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정부 차원에서 화웨이 배제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언론 보도는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지 말라는 미국의 압력이 거세지는 와중에 나온 것이다.

미국은 화웨이 장비가 스파이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이탈리아를 비롯한 주요 동맹국을 압박해왔다.

중국의 글로벌 확장 정책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에 참여하는 등 중국과 경제·외교적 우호 관계를 유지하는 이탈리아는 그동안 다른 서방권 국가와 달리 화웨이 배제 움직임을 공식화하지 않았다.

이탈리아 의회 산하 기구인 정보·보안위원회(COPASIR)가 작년 12월 5G 사업에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통신장비 업체를 배제할 것을 정부에 권고하기도 했으나 이후에도 뚜렷한 입장 변화는 없었다.

일각에서는 화웨이 장비 사용을 둘러싼 이탈리아의 정책 선회 조짐을 유럽연합(EU) 경제 회복 기금과 연결 짓는 시각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으로 EU 기금 지원을 받아 5G 구축을 추진하려는 이탈리아가 화웨이 장비에 부정적인 EU와 보조를 맞추려 한다는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