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00만 명을 넘어섰다. 브라질 대통령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AFP통신은 중남미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8일 오전 300만 명을 넘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중남미 전체 인구(6억5400만 명)의 0.5%가량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중남미 누적 사망자는 14만 명을 넘었다.

브라질이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 누적 확진자가 167만여 명으로 중남미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코로나19 환자가 많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국영 TV브라질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는 내리는 비와 같아서 누구나 걸릴 수 있다”며 확진 사실을 밝혔다. 그는 지난 5일부터 기침과 고열 등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였으며 전날 증상이 악화해 수도 브라질리아의 군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브라질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후에도 이를 ‘가벼운 독감’ 정도로 표현했다. 언론이 과도한 공포를 조장한다며 보건당국의 권고를 무시하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공공장소에서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포옹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급기야 연방판사가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마스크 착용을 어기면 2000헤알(약 46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히는 사건도 있었다.

멕시코와 콜롬비아는 전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4000여 명을 기록했다. 페루와 아르헨티나, 칠레 등에서도 2000~3000명이 새로 감염되는 등 확진자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브리핑에서 “중남미 상황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