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명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 대리시험으로 입학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자신을 ‘슈퍼 천재’라고 자화자찬하면서 대표적 사례로 와튼스쿨 학력을 꼽아왔는데, 이 경력이 ‘사기’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카 메리 트럼프(55)는 오는 14일 출간하는 회고록 《너무 많지만 충분치 않은: 나의 가족은 어떻게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을 만들어냈나》(사진)에서 이같이 폭로했다. 메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망한 형 프레드 트럼프 주니어의 딸이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포드햄대에 다니던 시절 펜실베이니아대에 진학하기로 결심했지만 성적이 부족했다. 메리는 트럼프의 누나 메리앤이 평소 트럼프의 숙제를 대신 해줬다고 밝혔다. 그러나 누나가 대리시험까지 치를 수 없었기 때문에 친구 조 셔피로에게 대학입학자격시험(SAT)을 대신 치르게 했다고 메리는 주장했다.

셔피로가 높은 점수를 받은 덕에 트럼프는 와튼스쿨 학부생으로 입학할 수 있었고 “도널드는 친구에게 후하게 사례했다”고 메리는 책에 썼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수성가 사업가’ 이미지를 구축한 것도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 시니어의 재력과 지원의 결과였다고 메리는 지적했다. 메리는 트럼프가 아버지를 등에 업고 비상한 사업적 재능을 갖춘 ‘신’으로 스스로를 포장했다고 묘사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정직하지 못하고,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배경에는 아버지가 주입한 롤모델인 전직 변호사 로이 콘의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콘은 1950년대 미국을 휩쓴 매카시즘(반공산주의)의 주역이면서 마피아 변호도 서슴지 않아 ‘악마의 변호사’로 불린 인물이다.

메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버지가 성공에 대한 인식을 잘못 심어준 탓에 트럼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같은 전체주의자에게 끌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