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스폿' 우려 컸던 뭄바이 다라비…주민 통제, 공격적 검사 효과
100만명 사는 亞 최대 인도 슬럼가, 신규 확진 한 명으로 '뚝'
인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핫스폿'(집중 발병 지역)이 될 것으로 우려됐던 뭄바이의 아시아 최대 슬럼가에서 극적으로 감염 확산이 통제되고 있어 화제다.

8일 PTI통신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뭄바이의 슬럼가 다라비 지역의 전날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단 한 명에 그쳤다.

이 지역에서 하루 신규 확진자가 한 명으로 집계된 것은 지난 4월 5일 이후 3달 만에 처음이다.

이곳에서는 4월 1일 첫 감염자가 나왔고 지금까지 2천335명의 누적 확진자가 발생했다.

다라비의 방역 상황이 눈길을 끄는 것은 이곳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지역으로 악명 높기 때문이다.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배경인 다라비의 전체 면적은 2∼2.5㎢가량으로 여의도(2.9㎢)보다도 작다.

하지만 이곳에 몰려 사는 인구는 50만∼100만명가량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좁은 지역에 많은 사람이 살다 보니 주택은 잠자리와 요리에만 최적화됐다.

화장실이 없는 주택들은 네모난 성냥갑을 붙여 놓은 것처럼 다닥다닥 배치됐다.

주민 90%가 1천500여개의 공용 화장실을 이용한다.

한 집에는 7∼8명 이상이 몰려 산다.

일반적인 계단 공간이 따로 없기에 주민은 사다리를 통해 2층으로 이동한다.

이 같은 공간에서 지난 5월 연일 수십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자 현지 언론은 '대폭증'이 우려된다며 집중적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43명까지 치솟았던 하루 확진자 수는 6월 들어 10명대로 줄었고 이번에는 1명으로 감소한 것이다.

100만명 사는 亞 최대 인도 슬럼가, 신규 확진 한 명으로 '뚝'
다라비의 바이러스 확산세가 주춤해진 것은 강력한 주민 통제 조치와 각종 지원 등 민관이 총력 대응한 결과라고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당국은 다라비가 가진 '전염 폭발성'을 간파하고 일찌감치 경찰과 의료진을 집중적으로 투입했다.

자원봉사자들도 대거 가세했다.

경찰은 골목 곳곳을 누비며 주민 외출을 막았다.

차량 방송 등을 통해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강조했다.

이와 함께 당국과 의료진은 감염자 추적, 검사, 격리 등을 공격적으로 진행했다.

현지에 설치된 의료 센터에서는 지난달 하순까지 36만명의 열이 체크됐고 1만1천건의 검사가 진행됐다.

1만명 이상이 학교, 결혼식장 등 시설에 수용되거나 자가 격리됐다.

이 가운데 상태가 나빠진 환자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다.

화장실 등 공용 시설에 대한 방역 관리에도 주의를 기울였다.

사람들의 외출을 최대한 막기 위해 무료 음식도 제공했다.

100만명 사는 亞 최대 인도 슬럼가, 신규 확진 한 명으로 '뚝'
다만, 외출 통제 조치나 의료·음식 지원이 무한정 이어지기 어려운 데다 용수 부족 등 생활 환경이 여전히 열악하다는 점에서 예상치 못한 시점에 확진자가 폭증할 가능성도 있다고 현지 언론은 지적했다.

한편, 7일 인도 보건·가족복지부 기준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71만9천665명으로 전날보다 2만2천252명 늘었다.

다라비가 있는 뭄바이의 누적 확진자 수는 8만6천509명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