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신청한 가든프레시 뷔페식당의 모습. 디저트선 제공

파산 신청한 가든프레시 뷔페식당의 모습. 디저트선 제공

단돈 6달러(7200원)에 후라이드 치킨과 빵, 조각 피자, 으깬 감자, 수프, 커피 등을 무제한으로 먹으면서 배를 든든하게 채울 수 있는 뷔페 식당. 미국 서민들의 대중 음식점으로 자리잡은 뷔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탄을 맞아 휘청이고 있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수플렌테이션, 스위트 토마토 뷔페 등의 뷔페 음식점 100여곳을 운영하고 있는 뷔페 전문업체 가든 프레시 레스토랑은 최근 법원에 파산 보호 신청을 했다. 존 헤이우드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붕괴됐다"고 토로했다. 가든 프레쉬 레스토랑은 한때 연간 방문객이 2500만명에 달할 만큼 잘 나가던 뷔페였다.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자 미 식품의약국(FDA)은 외식업계에 "뷔페와 샐러드 바 등 뷔페 서비스를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음식들이 공기 중에 노출된 상태로 놓여있고 손님들이 식기류를 반복적으로 만지는 뷔페의 특성상 바이러스의 감염 위험이 높다는 게 보건당국의 우려였다. 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주정부의 경제 봉쇄 조치도 잇따랐다.

뷔페 전문점을 비롯해 피자헛과 시즐러, 폰데로사, 보난자 스테이크 하우스 등 자체적으로 뷔페 및 샐러드바를 운영하고 있는 주요 외식업체들은 일제히 뷔페 운영을 중단했다. 홀푸드마켓와 웨그먼스푸드마켓 등 매장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핫푸드 뷔페를 갖춘 마트들도 관련 서비스를 멈췄다. 노스이스트 마켓은 샐러드 뷔페를 없앤 뒤 매출이 줄자 런치박스 등 일회용 종이상자에 음식을 담아 팔기 시작했다.

최근 봉쇄 조치가 해제되고 레스토랑들이 문을 열기 시작했지만 뷔페 식당은 여전히 썰렁하다고 WSJ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뷔페 식당의 몰락은 예견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시장조사업체 NPD그룹 조사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뷔페 산업은 전체 외식 산업의 1%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몇 년 전부터 뷔페 업체들의 매출은 급감하며 뷔페 시장은 급격하게 쪼그라들고 있다. 2013년 5억84000만달러(6987억원) 수준이었던 미국 뷔페 시장 규모는 코로나19 여파까지 가세하면서 최근 6700만달러(802억원) 선으로 곤두박질쳤다. 영양소와 웰빙 등 식문화 트렌드가 바뀌면서 '질보다는 양', '가성비' 등을 앞세운 뷔페 식당이 서서히 대중들의 외면을 받게 됐다는 분석이다.

사실 뷔페 식당은 1940년대 유럽에서 미국으로 넘어온 식문화다. 스웨덴 스모르가스보드(뷔페라는 스웨덴어)에서 유래했으며 당시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호텔들이 이를 앞다퉈 도입했다. 도박꾼들을 카지노 안에 가두고 빨리 끼니를 떼우면서 도박에 전념하게끔 하려던 의도였다고 WSJ은 분석했다. 라스베이거스 호텔들은 앞다퉈 호텔 식당을 뷔페 형태로 바꿨다. 뷔페는 입소문을 타면서 미국 남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확산했고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의 대중 음식점으로 자리잡게 됐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