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세계보건기구(WHO) 탈퇴를 공식 통보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편'이란 이유로 탈퇴를 공언한 뒤 실제 행동에 돌입한 것이다.

미 의회전문지 더힐은 WHO 탈퇴 통보가 6일부로 유효하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탈퇴서가 제출됐다고 보도했다. 탈퇴 절차를 거쳐 탈퇴가 확정되는 것은 1년 후인 2021년 7월6일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과 관련해 WHO가 중국에 편향된 태도를 보이고, 늑장대응을 했다며 WHO에 대한 자금 지원을 보류했다. 이어 지난 5월18일 WHO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30일 안에 실질적 개혁을 하지 않으면 자금지원을 영구중단하고 회원국 지위도 재고하겠다'고 압박했다. 미국의 WHO 탈퇴 통보는 이런 조치의 연장선이다.

WHO 탈퇴는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WHO뿐 아니라 이란 핵협정, 파리기후변화 협약 등 국제 협약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한 전력이 있다.

미국의 WHO 탈퇴가 최종 확정될지는 11월 미 대선에 달렸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대통령으로서 첫날, 나는 WHO에 재가입하고 세계 무대에서 우리의 지도력을 회복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