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컴퓨터·사무기기 제조 업체 후지쓰가 3년 이내에 사무 공간 면적을 절반으로 줄이기로 했다. 대신 8만여 전 직원을 대상으로 ‘언제든지 원하는 곳에서 일하는’ 근무제를 실시한다.

후지쓰는 7일 그룹 본사를 포함해 현재 120만㎡인 사무 공간 면적을 2023년까지 절반으로 줄인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일본 60개 지역에서 오피스빌딩 임대 계약을 차례로 해지할 계획이다. 대신 고객과의 상담과 온라인 회의가 가능한 소규모 위성 사무소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후지쓰는 사무실 면적을 절반으로 줄이는 동시에 직원 근무 형태도 크게 바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시범적으로 실시해오던 ‘슈퍼 플렉스제’를 8만 명에 달하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확대한다. 슈퍼 플렉스제는 재택근무를 기본으로 하면서 전국 각지의 위성 사무소를 활용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곳에서 일하는 근무 형태다.

재택근무가 기본이기 때문에 기존 교통비는 폐지하고 월 5000엔(약 5만5600원) 정도의 재택근무 지원금을 전 직원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화상 통신기기 설치비와 인터넷 요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직원 성과 평가가 어려운 재택근무의 단점은 필요한 영역에 필요한 능력을 갖춘 인재를 뽑는 ‘직무기술형 제도’를 확대해 보완하기로 했다.

후지쓰가 근무 형태를 크게 바꾸는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실시한 재택근무가 업무 효율성을 떨어뜨리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후지쓰는 사무직 직원 출근 비율을 25%까지 낮췄지만 생산성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여기에 ‘재택근무를 계속하고 싶다’는 직원이 80%를 넘자 근무 형태를 대폭 바꾸기로 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실시하려는 기업이 늘면서 일본에서 ‘사무실 무용론’이 확산하고 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