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주민들이 지난 5월17일 주거단지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줄지어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주민들이 지난 5월17일 주거단지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줄지어 있다. 사진=로이터
세계보건기구(WHO)에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원인불명 폐렴(코로나19)의 사례를 처음 보고한 것은 중국 당국이 아니었던 것으로 밝혔졌다. WHO 중국 지역 사무소였다.

AFP통신은 3일(현지시간) WHO가 공개한 세부 일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1일 WHO에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새로운 바이러스성 폐렴 사례를 처음 보고한 것은 WHO 중국 지역 사무소였다고 보도했다.

WHO 중국 지역 사무소는 2019년 12월31일 우한 보건위원회 웹사이트에서 관련 보도자료를 발견하고, 현지 거점에 연락했다. 같은 날 WHO의 전염병 정보서비스는 미국에 있는 국제전염병 감시 네트워크 프로메드가 전달해 준 우한 지역에서 발생한 '원인불명 폐렴' 사례들과 관련한 기사를 수집했다.

WHO는 이후 중국 당국에 지난 1월 1~2일 두 차례에 걸쳐 이들 사례에 대한 정보를 요청했다. 중국 당국은 3일 정보를 제공했다.

그동안 중국은 코로나19 초반 실태를 의도적으로 은폐해 국제적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보고 시점도 뒤늦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WHO로의 첫 보고도 중국 당국이 하지 않은 것이다.

WHO는 지난 4월 코로나19 초기대응 일지를 공개했하면서, 당시 우한 폐렴 감염 사례에 대한 첫 보고는 지난해 12월31일 중국으로부터 나왔다고 발표했다. 정확한 출처는 밝히지 않았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당시 "각국에는 감염이 발생한 이후 공식적인 확인 절차를 거치고 추가로 증상과 원인 등을 분석해 WHO에 정보를 제공하는 데 24∼48시간이 주어진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이 보고를 확인해달라는 WHO에 요청에 즉각 응해, 코로나19 관련 중국의 보고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앞서 WHO가 중국에 지나치게 가깝고,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했다고 주장하면서 WHO와 모든 관계를 끊겠다고 밝혔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