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투표 78% 찬성…과반 넘으면 개헌안 채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의 한 투표소에서 개헌안 국민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개인 여권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 EPA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의 한 투표소에서 개헌안 국민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개인 여권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 EPA 연합뉴스

러시아에서 실시된 헌법 개정 국민투표에서 78% 찬성표가 쏟아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장기 집권 가능성도 높아졌다.

현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일(현지시간) 오전 개헌 국민투표 최종 개표 결과를 발표하면서 "77.92%가 찬성하고 21.27%가 반대했다"고 밝혔다.

전체 투표율은 67.97%로 최종 집계됐다. 개헌안은 투표자의 과반이 찬성하면 채택된다. 최소 한도 투표율도 없다.

개정 헌법에는 대통령의 임기를 두차례로 제한하는 규정을 우회해, 푸틴 대통령이 대선에 재출마할 수 있도록 그의 기존 네차례 임기를 모두 '백지화'하는 특별 조항이 담겼다.

이로써 현재 네 번째 임기를 수행 중인 푸틴 대통령은 오는 2024년 대선에 재출마해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30년 이상 장기집권을 이어갈 길이 생겼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1일 자국 언론 인터뷰에서 개헌안이 확정되면 2024년 대선에 재출마하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야권은 국민 여론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가짜 투표'라고 반발했다. 대표적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는 투표 결과에 대해 "거대한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독립적 선거감시기구인 '골로스'는 고용주들이 직원들에게 투표를 압박하거나, 한 사람이 여러 차례 투표하는 등의 편법·불법 투표 신고가 수백건이나 접수됐다고 주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유권자들이 한꺼번에 투표소에 몰리면 위험하다는 이유로 선거 당국이 투표 기간을 1주일로 연장한 것에 대해서도 투표율을 높이려는 편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선관위는 본 투표일인 1일 일부 지역의 투표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투표가 종료된 지역의 개표 결과를 미리 발표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러시아는 극동 지역부터 서부 지역까지의 시간대가 11시간대에 나뉘어 투표 개시와 종료 시점에 차이가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