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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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시행된 첫 날 홍콩에서 수 천 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반대 시위에서 370여 명이 체포됐다. 국제사회가 우려한 것처럼 홍콩에서 권위주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은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성공을 자축하며 체제 우월성을 강조했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창당 99주년을 맞은 전날 "코로나19를 진압하는데 성공해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사설을 통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단호한 지도력 아래 중국인들은 대유행과 싸우기 위해 단결했고 큰 희생을 치렀으며 큰 전략적 성과를 거두었다"고 했다.

시 주석은 이날 상하이 푸단대 자원 봉사자들에게 "공산당의 2개 100주년 임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촉구했다. 2개의 목표란 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2021년까지 '샤오캉(小康: 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사회'를 건설하고,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년이 되는 2050년엔 중국을 미국에 맞서는 강력한 사회주의 국가로 만드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공산당 지도부가 홍콩보안법 강행으로 미·중 갈등이 전방위로 확산하는 지금이야말로 미국의 세계적 영향력이 가장 약한 순간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홍콩 경찰은 전날 코즈베이웨이 지역 등에서 열린 시위에서 370명을 체포했다. 이 중 남성 6명과 여성 4명이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체포된 시위자 가운데 가장 어린 사람은 15세 소녀로 '홍콩 독립'이란 메시지를 담은 깃발을 흔들고 있었다. 나머지 사람들은 불법 집회, 공공장소 소란 행위, 공격용 무기 소지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