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26.4배 태워…코로나로 산불 늘고 예산도 삭감

보르네오섬 인도네시아령 중앙 칼리만탄주가 위성사진 촬영 결과 715개의 산불 발화지점(핫스팟)이 확인됐다며 산불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인도네시아 산불 또 시작…보르네오섬 중부 비상사태 선포

2일 안타라 통신 등에 따르면 중앙 칼리만탄주는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85.5 헥타르(25만8천평)에 715개 핫스팟이 확인됐기에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전날 발표했다.

주정부가 선포한 비상사태는 9월 28일까지 계속된다.

중앙 칼리만탄주는 건기가 끝날 때까지 소방인력을 대거 투입해 산불 진화작업을 계속하는 한편 인공강우를 실시한다.

순찰도 늘리고, 조기 진화에 집중한다.

중앙 칼리만탄주 재난 담당자는 "도내 거의 모든 지역이 7월 들어 건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산불 완화 노력이 필요하다"며 "핫스팟이 점점 커지면서, 작년 산불에서 회복되지 않은 이탄지(泥炭地·peatland) 지대로 다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도네시아 산불 또 시작…보르네오섬 중부 비상사태 선포

인도네시아의 건기는 5월∼6월 시작돼 10월께 우기로 바뀐다.

인도네시아는 매년 건기가 되면 수마트라섬과 칼리만탄에 수익성이 높은 팜나무와 펄프용 나무를 심으려고 천연림에 산불을 내는 일이 반복된다.

특히 식물 잔해가 퇴적된 이탄지의 수분을 빼고, 불을 붙이면 유기물이 타면서 몇 달씩 연기를 뿜는다.

이 연기 때문에 한 해 100만명이 넘게 호흡기 질환을 앓고, 휴교령과 항공기 운항 중단까지 발생한다.

또, 산불 연기로 자카르타 등 대도시 대기오염이 최악으로 치닫는 한편 바람을 타고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남부는 물론 필리핀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외교 분쟁이 반복된다.

작년 7월에도 수마트라섬과 보르네오섬의 리아우주, 남수마트라, 잠비, 서칼리만탄, 남칼리만탄, 중앙 칼리만탄주가 산불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우기가 시작될 때까지 사투를 벌였다.

지난 2015년 산불은 260만 헥타르를 태워 인도네시아에서 역대 최악으로 꼽혔고, 작년에도 160만 헥타르를 태웠다.

서울 면적(약 6만 헥타르)의 26.4배를 작년에 산불로 태운 셈이다.

더구나 "산불의 99%가 인간에 의해 발생했다"며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특단의 대책 마련을 지시했으나, 올해도 건기 시작과 동시에 산불이 늘고 있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올해 상반기 산불을 낸 혐의로 수사받는 피의자가 69명이고, 이 가운데 58명이 리아우주 출신이라고 발표했다.

작년 인도네시아 산불 지역 '붉은 하늘'에 술렁…"미산란 현상" / 연합뉴스 (Yonhapnews)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맞물리면서 산불 대처에 애로가 더 크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폐를 공격하는데, 산불 연기까지 퍼지면 폐 건강에 훨씬 더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더구나 재난 당국의 인력과 예산을 코로나19 대응에 쏟고 있기에 산불 관련 인력·예산이 삭감됐다.

환경산림부의 산불관리국장은 "산불 감시 및 조기 대응팀 예산이 50% 삭감돼 통합 순찰 구역을 34% 줄여야 했다"고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산불 감시와 순찰이 줄었기에 소방 당국은 주민들에게 '산불 제보'를 해달라고 SNS 등을 통해 요청하고 있다.

또, 코로나 사태로 일자리를 잃은 주민이 많아지면서 농작물을 키우기 위해 산불을 내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환경산림부는 분석했다.

산불 비상사태를 선포한 수기안토 사브란 중앙 칼리만탄주지사도 "주민들은 현재 코로나19와 산불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다"며 어려운 상황을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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