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의 '입' 역할을 하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 이후 써온 마스크를 벗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얼굴로 나타났다.

그는 "회견 때 마스크를 쓰면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기자들과 충분한 거리를 확보하는 등의 감염 방지책을 유지하고 마스크는 벗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스가 장관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긴급사태를 선포하기 하루 전인 지난 4월 6일 기자회견부터 줄곧 마스크를 착용했다.

일본 정부대변인 '노 마스크' 기자회견…정치적 배경 주목
지난 5월부터는 한때 홋카이도(北海道) 아이누 원주민이 자수를 넣어 만든 천 마스크를 써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러나 '아베노마스크'라는 조롱까지 받았던 정부 배포 천 마스크는 한 번도 쓰지 않은 채 주로 일회용을 사용했다.

스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마스크를 벗은 이유에 대해 '코로나19'가 수습됐다는 의미인지를 따지는 아사히신문 기자의 질문에 일본 전역의 긴급사태가 지난 5월 25일 풀린 지 1개월 넘게 지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면서 다른 정치적 이유는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수도 도쿄를 포함한 일본 전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전날인 30일 도쿄 54명 등 전국에서 138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와 재확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일에도 도쿄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긴급사태 해제 이후 가장 많은 67명이나 나왔다.

이런 배경에서 일각에선 오는 5일 투개표가 이뤄지는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현 지사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담긴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수습되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은 고이케 현 지사에게 호재로 작용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앞서 집권 자민당은 이번 도쿄도 지사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고 지도부 차원에서 고이케 지사를 지원하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