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범 혐의 기소된 코소보 대통령 "재판 강행되면 물러날 것"

전쟁 범죄 혐의로 국제 특별재판소에 기소된 하심 타치 코소보 대통령이 재판이 강행될 경우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AFP 통신에 따르면 타치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대국민 담화에서 "기소 내용이 추인된다면 즉시 사임할 것"이라며 "이 자리에서 재판을 받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평시 정치적 실수를 한 적은 있지만 전쟁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았다"며 재차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앞서 코소보 내전 전범 문제를 다루는 국제 특별재판소 검사실은 지난 24일 타치 대통령을 인명 살상과 학대·고문 등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기소 내용은 사전 심리 법관의 추인을 거쳐 정식 재판에 회부된다.

타치 대통령의 언급은 대통령이 아닌, 민간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겠다는 취지다.

다만 이 사전 심리 절차까지는 몇개월이 더 소요될 예정이다.

하심 대통령은 지난 2016년 2월 대통령에 선출돼 임기를 약 10개월가량 남겨놓고 있다.

앞서 작년 7월에는 코소보 총리로 있던 라무쉬 하라디나이가 전범 혐의로 특별재판소에 출석을 요청받자 총리직에서 전격 사임해 10월 조기 총선으로 이어지는 등 정국 혼란이 초래된 바 있다.

코소보는 1998∼1999년 세르비아에서 분리·독립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잔혹한 내전을 겪었다.

이 내전으로 1만3천여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타치 대통령은 당시 세르비아 보안군에 대항하는 게릴라 조직인 코소보해방군(KLA)을 이끈 지휘관 출신이다.

2008년 유엔과 미국·서유럽 등의 승인을 받아 코소보 독립을 실현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그는 독립 직후부터 2014년까지 총리를 맡아 국정을 운영했으며, 현재까지 정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남아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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