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군 극비증언 뒤늦게 알려져
현역소장 "지도부 부도덕 탓" 은폐정황까지 언급
호주군, 아프간 전쟁범죄 파문…현역장성이 시인
호주 현역 장성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호주군이 저지른 범죄를 지난 3월 시인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군부는 당시 이 같은 증언을 확보하고도 현지 언론의 폭로가 나온 뒤에야 "최대한 빨리 조사를 끝내야 한다"며 진화에 나섰다.

호주 유력지인 시드니모닝헤럴드(SMH)는 29일(현지시간) 호주 특수공군부대(SAS) 소장인 애덤 핀들레이가 지난 3월 말 군부의 극비 브리핑에서 아프간 전쟁 당시 일부 호주군의 범죄를 시인하는 증언을 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핀들레이는 브리핑에서 "범죄에 해당하는 뭔가를 저지른 자들이 있다"면서 "그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SAS 관계자들에게 반문했다,
그는 이 같은 호주군의 잔혹 행위가 "지도부의 형편없는 도덕성" 때문에 일어났다며 그들이 전범 의혹을 은폐했을 가능성까지 언급했다고 SMH는 전했다.

호주군이 아프간 전쟁에 연합군으로 참전한 당시 전범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군부는 2016년부터 폴 브레레튼 판사 겸 육군 소장을 필두로 자체 조사를 해왔다.

핀들레이는 브레레튼 판사가 "팩트를 입증할 매우 강력한 근거"를 이미 확보했으며 전쟁범죄에 직접 가담한 이들의 신원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핀들레이의 증언은 전범 조사가 시작된 이후 군 간부급에서 나온 최초의 시인이라고 SMH는 평가했다.

SMH 보도가 나오자 군부는 부랴부랴 입장 표명에 나섰다.

대런 체스터 국방방관은 이날 SMH에 의혹 확산을 차단하려면 전범 조사가 빨리 끝나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콧 모리슨 총리는 "내가 어떤 언급을 하는 것은 매우 현명하지 않을 수 있다"고만 말했다.

앞서 2017년 호주 ABC 방송은 2009∼2013년 호주군이 아프간에서 반군 조직원뿐만 아니라 비무장 민간인 남성들과 아이들을 사살한 사례 등을 폭로하기도 했다.

2008년 호주군이 로켓포탄에 대응해 주변에 총을 쏘다가 어린이 한 명을 숨지게 했다거나, 반군을 절벽 아래로 밀고 난 뒤 총을 쏴 살해했다는 의혹 등도 불거졌다.

호주군, 아프간 전쟁범죄 파문…현역장성이 시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