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전 지방의원 디킨스 생가 훼손…"인종차별주의자"

세계적으로 인종차별 역사 청산 운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영국의 지방의회 의원을 지낸 사람이 대문호 찰스 디킨스를 인종차별주의자라 비판하며 그의 생가를 훼손했다.

영국 녹색당 이언 드라이버 전 지방의회 의원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저녁 켄트주 타넷 지역에 있는 디킨스 생가 벽면에 '디킨스는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문구를 두 차례 써 훼손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9일 보도했다.

이 집은 디킨스가 자전적 소설 '데이비드 코퍼필드', '위대한 유산' 등을 집필한 곳으로 한 해 수백명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명소다.

드라이버는 블로그에 해당 그라피티를 그리는 자신의 사진을 올리며 "내 행동에 대해 한치의 유감도 없으며 사과할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1900년대 초 흑인 분장을 하고 공연했던 6인조 밴드 '엉클 맥'(Uncle Mack)의 기념 팻말을 그대로 두기로 한 지방의회 결정에 격분했다며 "공공부문의 평등 실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고 이 같은 행위를 벌인 이유를 설명했다.

英 전 지방의원 디킨스 생가 훼손…"인종차별주의자"

디킨스는 뛰어난 소설 작품들을 통해 명성을 얻고 있지만, 북미 원주민과 인디언, 유대인을 차별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는 소설에서 반(反)유대주의적 표현을 사용하는가 하면 아프리카계 미국인에게 투표권을 주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디킨스의 생가 훼손 소식을 접한 타넷 지방의회 측은 "우리는 공공부문의 평등 실천 의무를 다하고 있으나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면서도 "그러나 공공재산을 훼손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

해당 그라피티는 이날 아침 제거했다"고 전했다.

켄트 경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조사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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