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영국대사관 위챗계정 글 사라져…'검열 항의글'도 검열
홍콩보안법 비판 글 올린 영국, 2시간 만에 삭제한 중국

주중 영국 대사관이 중국의 대표적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위챗 계정에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 강행 움직임을 비판하는 취지의 글을 발표했지만 중국이 이를 곧장 삭제해버렸다.

30일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중국 주재 영국 대사관은 지난 19일 홍콩보안법 추진을 비판하는 취지의 글을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계정에 올렸다.

'홍콩 문제에 관한 설명'이라는 제목의 글은 중국 관영 매체들의 '잘못된 보도'를 하나씩 반박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 글에서 영국 대사관은 중과 영국의 연합성명(홍콩 반환협정)이 현재까지 유효하다고 강조하면서 홍콩보안법이 연합성명을 모두 위배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국 검열 당국은 중국인들이 널리 볼 수 있는 이 성명을 위챗에서 즉각 삭제했다.

현재 해당 성명은 위챗에서 삭제된 상태로 '이 내용은 규정을 위반해 볼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띄워져 있다.

영국 대사관은 29일 위챗 계정에 중국 측의 이 같은 '검열 행위'를 비판하는 성명을 내고 자신들이 지난 19일 올린 글이 단 2시간 만에 삭제됐다고 설명했다.

대사관 측에 따르면 삭제된 이 글을 읽은 이는 단 두시간 만에 35만명에 달했고 댓글도 1천50개나 달렸다.

영국 대사관은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어야 하며 가장 권력이 많은 자의 목소리만 들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중국의 검열에 불만을 표출했다.

대사관 측은 "중국에서 자신의 글이 삭제되는 것이 결코 드문 현상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당신들과 중국 정부에 대한 다른 의견을 담은 내용을 공유하고 삭제당하지 않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국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위챗은 중국공산당의 엄격한 검열 규정을 준수한다.

과거 중국은 많은 인력을 동원해 방대한 위챗상의 정보를 직접 들여다봤지만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키워드 모니터링' 등의 방식으로 검열 효율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대사관의 '검열 항의'에 중국은 또 '검열'로 맞대응했다.

현재 영국 대사관의 검열 항의 글은 삭제되지는 않았지만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공유가 금지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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