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당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군 관계자 등 수십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이들을 수배·억류해달라고 요청했다.

29일 알자지라에 따르면 알리 알거시메흐르 테헤란주 검찰청장은 이날 이란 반관영 ISNA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 등 30여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알거시메흐르 검찰청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 등에 살인·테러 혐의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IRGC) 정예부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폭살에 개입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했다. 이란 군부 실세이자 이란 정계 ‘보수의 아이콘’으로 통했던 인물이다.

알거시메흐르 검찰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난 뒤에도 계속 기소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외에 체포영장을 발부한 다른 이들의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같은날 이란 당국은 인터폴에 트럼프 대통령 등에 적색수배를 내리도록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색 수배는 인터폴의 수배 최고 단계다. 회원국 당국이 이란을 대신해 수배자를 체포하고, 여행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가 따른다.

인터폴은 회원국의 적색수배 요청을 받으면 위원회별로 회의를 열고 수배 여부 등을 논의한다. 알자지라는 "각국간 정치적인 문제에 개입하지 않는다는게 인터폴의 가이드라인"이라며 "인터폴이 이란의 요청을 승인할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