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고객사의 ‘광고 보이콧’이 이어지면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의 개인 자산이 하루 동안 72억달러(약 8조6000억원) 증발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저커버그 CEO는 진화에 나섰다.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의 주가는 지난 26일 전날보다 8.3% 떨어진 216.08달러로 마감했다. 지난 3개월 사이 가장 큰 하락폭이다. 그 결과 저커버그가 보유한 페이스북 지분 가치는 72억달러 줄어든 823억달러가 됐다.

페이스북 주가 급락은 이날 주요 광고주인 유니레버가 올해 말까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트위터 광고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여파였다. 유니레버는 지난해 페이스북 광고에 4230만달러를 썼다. 세계적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유니레버의 보이콧 참여가 다른 주요 광고주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반영됐다.

펩시콜라를 생산하는 펩시코는 다음달부터 두 달 동안 페이스북 광고를 중단하기로 했고, 코카콜라도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광고를 하지 않기로 했다. 디아지오, 혼다, 허시, 버라이즌 등도 광고 보이콧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서 우편투표 비판, 인종차별 반대시위 비난 등 문제 발언을 이어가던 상황에서 저커버그 CEO는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러나 파장이 점점 커지며 페이스북 광고 수익에까지 악영향이 미치자 저커버그 CEO는 입장을 바꿨다. 그는 증오를 부채질하는 등 문제 소지가 있는 글은 삭제 조치하거나 이용자에게 주의를 요한다는 표지를 붙이는 등 제재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