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인도가 국경 분쟁 지대에서 군비 확장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지난 27일 보도했다. 두 나라는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충돌 이후 긴장 완화를 위해 고위급 군사회담을 열었으나 자존심 싸움을 벌이면서 군사 충돌 가능성이 또 제기됐다.

SCMP는 이달 22일 촬영된 최신 상업용 위성사진에서 중국군이 분쟁 지대인 라다크지역 갈완 계곡의 유혈 충돌 사태가 벌어진 인근에 벙커, 텐트, 군수물자 보관 창고 등을 설치한 모습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들 시설은 지난달 촬영 땐 보이지 않았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충돌 이후 티베트자치구에서 인도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훈련을 최소 세 차례 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군은 경전차, 자주곡사포, 122㎜ 다연장 로켓 등을 동원했다.

인도군 역시 충돌 지점 근처에 화력 증강용 장비를 추가로 배치했다. 인도 현지 언론은 인도군이 갈완 계곡으로 T-90 탱크를 이동시켰으며, 공군 항공기는 정찰에 나섰다고 전했다.

인도 정부는 러시아산 첨단 무기 도입도 서두르고 있다. 라지나트 싱 인도 국방부 장관은 최근 러시아를 방문해 첨단 방공 미사일 시스템인 ‘S-400 트라이엄프’ 도입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논의했다.

인도는 총 52억달러에 달하는 이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내년 말까지 도입할 예정이었지만, 중국과의 분쟁을 계기로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S-400 방공 미사일은 2007년부터 러시아군에 실전 배치된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으로, 저고도로 비행하는 순항 미사일과 전술 탄도미사일, 전투기, 드론 등을 요격할 수 있다. 인도는 한 단계 낮은 S-300 방공 미사일을 갖추고 있지만, 중국은 S-400을 2018년 도입 완료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