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이 젖는 것을 보호하는 우산(사진=요미우리신문)
등이 젖는 것을 보호하는 우산(사진=요미우리신문)
여름이 점점 무더워지고 폭우도 잦아지면서 '우리나라는 더 이상 온대 기후가 아니라 아열대 기후'라는 말은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자주 쓰인다. 기후변화를 실감하는 일본에서 새삼 주목받는 상품이 우산의 진화다.

사무용 가방을 배낭처럼 등에 메는 직장인이 늘어남에 따라 등 부분이 젖지 않게 하는 기능성 우산, 자외선 차단 기능을 추가해 양산으로도 쓸 수 있는 '우청(雨晴)겸용' 우산이 인기다. 우산을 펼치면 '사회적 거리두기'도 자연스럽게 실천할 수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의 생활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8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500종 이상의 우산을 판매하는 도쿄 긴자로프트는 올해 '백프로텍트 엄브렐라(3400엔·약 3만8178원)'를 내놨다. 이 우산을 펴면 우산대 일부가 뒤쪽으로 길게 펼쳐져 배낭이 젖지 않도록 보호한다. 길이 60㎝짜리 장우산은 배낭 부분을 보호하는 제품이 나와 있었지만 접이식 우산에 배낭보호 기능이 추가된 제품은 처음이다.

빗물이 흥건한 우산을 접느라 주변 사람들에게 물을 튀기는 민폐를 막아주는 '매너우산'도 눈길을 끈다. 캐리 사카사가 내놓은 접이식 우산(7850엔)은 펼치면 바람에 뒤집어진 것 같은 독특한 형태. 이 우산을 접으면 빗물에 젖은 바깥쪽 면이 안쪽으로 접히기 때문에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빗물이 튀는 걸 막아준다. 열대성 호우(스콜)가 잦은 대만에서 개발된 우산으로 강풍에 견딜 수 있게 뼈대도 튼튼하다.
접을 때 주변 사람에게 빗물이 튀지 않게 하는 우산(사진=요미우리신문)
접을 때 주변 사람에게 빗물이 튀지 않게 하는 우산(사진=요미우리신문)


쨍하다가도 좁은 지역에 갑자기 비가 쏟아지는 국지성 호우가 빈발함에 따라 우산과 양산이 결합된 제품도 인기다. 도쿄 다카시마야신주쿠 백화점은 '비오는 날도, 맑은 날도'라는 태그가 붙은 우산 겸 양산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에자키 유미코 다카시야마신주쿠 매장 담당자는 "우산을 펴면 비와 햇빛을 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타인과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